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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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딥마인드가 자사 인공지능(AI) 모델로 신소재 개발 과정을 단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AI로 태양전지나 초전도체, 배터리 등에 사용할 수십만 개의 소재 후보를 추려내고, 자동 실험 로봇으로 직접 검증까지 하는 방식이다. 신재생에너지와 첨단산업 분야에서 맞춤 소재를 찾는 데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딥마인드 연구진은 29일(현지시간) 네이처에 "AI를 이용해 220만 개의 새로운 결정구조를 발견했다"며 "이를 통해 신소재 38만1000개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새롭게 발견된 결정구조들 대부분은 그간 우리가 알고 있던 화학 지식에서는 나올 수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는 딥마인드의 '구글놈(GNoME)'이라는 AI 도구가 활용됐다. 구글놈이 소재 데이터베이스(DB)에서 수집한 자료를 학습한 뒤 비율 재조합 등의 과정을 거쳐 새로운 물질들을 찾아냈다. 연구진은 "구글놈 모델을 사용해 그간 이론적으로는 안정적이지만 실험적으로 실현되지 않았던 결정구조의 조합들을 확인한 결과 재료과학 역사상 발굴된 물질의 수보다 45배 이상 많은 양이 발견됐다"며 "우리의 연구는 인류에 알려진 안정한 물질의 규모를 크게 확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딥마인드는 "안정성 등을 고려해 추려낸 최적의 신소재 후보 물질 38만1000개에 대해 태양전지, 초전도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가능성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 과학자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같은날 네이처에 게재된 또 다른 논문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와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의 연구원들은 이미 새로운 물질을 찾는 데 구글놈의 연구 결과를 일부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에이랩(A-lab)'이라는 자동 실험 기술을 통해 58개의 목록에서 41개의 신소재를 만들어냄에 따라 70% 이상의 성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딥마인드는 지난달엔 단백질 구조 예측 AI 도구인 알파폴드의 실적을 알린 바 있다. 그간 수개월 이상 걸리던 단백질 구조 분석 작업을 수일 이내로 단축시키는 데 성공해 생물학 분야의 이정표를 세웠다는 발표였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