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시상식에서 구수한 입담…손아섭은 임찬규 언급하며 '껄껄'

소감도 베테랑이네…최정 "부상 탓에 장타율상, 시환아 미안"
경험은 무시할 수 없다.

매년 겨울마다 트로피를 싹쓸이했던 프로야구 베테랑 선수들은 올해도 노련한 수상 소감으로 좌중을 웃겼다.

SSG 랜더스 내야수 최정(36), NC 다이노스 손아섭(35) 등 각 팀 간판급 고참 선수들은 2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받고 구수한 입담을 과시했다.

이날 장타율상을 받은 최정은 영상으로 수상 소감을 전하면서 "올 시즌 막판 부상 탓에 장타율상을 받게 됐다.

내가 다치지 않았다면 노시환(한화 이글스)이 타격 3관왕을 받았을 텐데 미안하다"라고 말해 시상식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최정은 8월까지 장타율 0.549로 맹활약했으나 이후 눈에 띄는 하락세를 보였다.

8월 월간 장타율은 0.405, 9월 월간 장타율은 0.457로 크게 떨어졌다.

최정은 10월 10일 KIA 타이거즈전을 마친 뒤 허벅지를 다쳐서 더는 정규시즌 경기를 치르지 못했고, 장타율 기록은 더 떨어지지 않았다.

결국 장타율 0.548의 기록으로 노시환(0.541)을 누르고 장타율상을 받았다.

노시환은 타점, 홈런 등 2개 부문 수상에 만족해야 했다.

타율상과 최다안타상 등 2개 트로피를 받은 손아섭도 남다른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그동안 타율왕 경쟁을 많이 하다가 아쉽게 놓친 적이 많은데, 올 시즌도 못 받으면 징크스가 될 것 같아서 더 집중했다"고 말했다.

손아섭은 사회자로부터 절친한 사이인 LG 트윈스 임찬규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껄껄 웃으며 답변하기도 했다.

사회자는 '최근 임찬규가 많은 인터넷 방송에서 (손아섭이) 우승을 못해봤다고 언급하더라'라고 말했고, 손아섭은 "나도 (임)찬규가 나를 공격하는 걸 봤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 기억으로 찬규가 올해 한국시리즈(KS)에서 잘 못했던 것 같은데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해 관객을 웃겼다.

올해 LG의 KS 우승에 힘을 보탠 임찬규는 KS 우승을 못 해본 손아섭을 놀린 것인데, 손아섭은 이날 시상식 상에서 유머를 섞어 응수했다.

올해 신설된 수비상(유격수 부문)을 받은 LG 오지환(33)은 자학성 소감으로 시상식 분위기를 띄웠다.

그는 "그동안 이 상의 신설을 가장 기다렸다"라며 "사실 내 별명이 오지배인데,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를 많이 해서 얻은 별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언제쯤 인정받을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는데, 가치 있는 상을 받아 감사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