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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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산타랠리’ 시즌이 다가오면서 국내외 큰손들이 투자한 종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적이 꾸준히 오르거나 주주 환원 규모를 늘리는 기업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을 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큰손들이 매집한 종목은?

산타랠리 시즌…큰손들은 이런 주식 담았다
한국경제신문이 최근 한 달(10월 24일~11월 24일) ‘5% 지분 공시’를 조사한 결과 국내외 주요 운용사가 지분을 확대하거나 신규 보유 지분을 공시한 종목은 총 12개였다.

산업별로 보면 방위산업에 속한 종목이 많았다. 세계 주요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매니지먼트는 한국항공우주(KAI) 지분을 6.17%에서 7.23%로 늘렸다. 방산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SNT홀딩스 지분도 7.54%로 확대했다. VIP자산운용은 풍산홀딩스 지분을 8.95%에서 10.27%로 늘렸다.

최근 시장에서 소외된 인터넷, 모바일 관련 종목 투자도 늘었다. 피델리티는 NHN KCP 지분을 5.05%에서 6.48%로 확대했다. KB자산운용은 ‘오퍼월’ 서비스업체인 엔비티 지분 5.01%를 신규 공시했다. JP모간은 아프리카TV 주식을 추가 매수해 지분을 5.15%까지 확대했다.

의료기기와 반도체 등 최근 들어 투자자가 몰리는 섹터에선 주가가 조정받고 있는 종목에 매수세가 몰렸다. KB자산운용은 지난 7월 휴비츠 지분 5%를 신규 보고한 이후 꾸준히 주식을 사들이면서 지분율을 10.05%로 확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체인 제우스 지분을 4.87%에서 5.05%로 0.18%포인트 늘렸다. 이외에 SK디앤디(신재생에너지), 한국알콜(에탄올), 한섬(의류) 등의 종목 지분율이 늘었다.

○주주 환원 늘리는 기업 선호

큰손들이 사들인 종목은 대부분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거나 업황이 반등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항공우주는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가 지난해 대비 71% 늘어난 2417억원이다. 같은 기간 색조 화장품 전문업체 씨앤씨인터내셔널은 올해 영업이익이 329억원으로 8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제우스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710억원으로 올해(110억원) 대비 6배 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당, 자사주 소각 등으로 주주 몫을 늘리는 종목에도 큰손들이 몰렸다. 지난 7일 95억원 규모(39만여 주)의 자사주를 취득해 소각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한섬이 대표적이다. 최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동 주식의 5%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소각한 한섬 주가는 하방 경직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풍산홀딩스도 지난달 말 8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공시했다.

경영 개입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리려는 기관투자가도 있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9월 한국알콜 주식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에서 ‘경영권 영향’으로 바꾼 뒤 지분율을 9.37%로 늘렸다. 지난달 16일엔 한국알콜을 상대로 이사회 의사록 열람 및 등사 허가 소송을 제기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