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경기 연속 3-0 승리 지휘한 이장관 감독 "매 경기가 토너먼트"
승격 불씨 살린 K리그2 전남…"오늘만큼은 우리가 1위"
"오늘만큼은 우리가 1위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
프로축구 전남 드래곤즈 이장관 감독은 부산 아이파크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3 38라운드 홈 경기를 3-0 완승으로 끝낸 뒤 이렇게 큰소리쳤다.

지난달 중순만 해도 전남은 K리그2 중위권 팀 중 K리그2 플레이오프(승격 PO) 진출 가능성이 작아 보이는 축에 들었다.

그런데 10월 29일 충북 청주를 3-0으로 잡더니 이날은 '선두' 부산을 또 한 번 같은 점수로 물리치며 승격 PO 진출을 향한 불씨를 키워나갔다.

부산은 이날 경기 전까지 9경기 무패(8승 1무)를 달리던 팀이다.

게다가 이날 승리했다면 K리그2 우승과 '다이렉트 승격'을 확정 짓는 상황이어서 전력을 다했다.

그런데도 전남은 경기를 주도해나갔다.

전반 초반 박태용의 멀티 골, 후반 추가시간엔 지상욱의 쐐기 골이 잇따라 터졌다.

홈 팬들 앞에서 펼친 마지막 정규리그 경기에서 승격 가능성을 키웠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이장관 감독은 "1위 팀을 상대로 우리가 준비한 대로 너무도 완벽하게 잘 해냈다"고 말했다.

이장관 감독은 왼쪽의 임찬울과 오른쪽의 플라나 등 측면 공격수들을 깊숙이 내려 수비에 안정감을 꾀하는 한편, 이들이 플레이를 펼칠 전방 공간을 많이 확보하려고 했다.

박태용, 발디비아 등 미드필드진은 측면 자원들과 매끄러운 패스워크를 보여주며 전남의 엔진 역할을 훌륭하게 해줬다.

승격 불씨 살린 K리그2 전남…"오늘만큼은 우리가 1위"
이장관 감독은 "이기고 있을 때나 지고 있을 때, 그리고 선수를 교체할 때, 선수들이 자기 자리가 아닌 포지션에서도 잘 대처를 해줬다"며 선수들을 향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남의 최종전 '경우의 수'는 복잡하지 않다.

6위(승점 53)로 올라선 전남은 5위(승점 54) 부천FC와 5위 경쟁을 벌이는데, 두 팀은 최종전 부천 홈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전남은 이기면 승격 PO에 진출하고, 비기거나 패하면 승격이 좌절된다.

이장관 감독은 "3게임 정도 전부터는 선수들에게 '토너먼트나 마찬가지'라고 얘기해왔다"면서 "승리하면서 선수들의 믿음이 더 강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대학 감독 시절 '토너먼트의 왕'으로 불렸다는 점을 얘기하시는 분들도 있다"면서 최종전 승리를 향해 은근함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장관 감독은 현역 시절 부산에서 10년 넘게 뛴 '레전드'다.

부산에는 여전히 우승 기회가 남아있다.

홈에서 충북청주를 상대로 치르는 최종전에서 승리하면 김천 상무를 제치고 자력으로 우승한다.

이장관 감독은 "우승 가능성이 있는 팀은 김천과 부산인데, 부산이 (우승해서 K리그1으로) 올라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오늘 부산을 잡았지만, 홈에서 우승하는 게 더 좋은 것"이라며 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