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을 사칭한 인스타그램 계정.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을 사칭한 인스타그램 계정.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안녕하세요, 이재용입니다! 저는 성공적인 투자로 50억원의 자산을 축적했습니다. 제가 예측한 트렌트는 30%의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제 이름은 이부진입니다. 저희 애널리스트팀이 추천한 종목은 지난주 30% 상승했는데 이는 5000만원을 사면, 6500만원을 얻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지난 3일부터 최근 닷새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서 포착된 투자 광고 계정 게시글이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등을 중심으로 확산된 사칭 계정은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 재계 총수들까지 범위를 넓혀 확산하고 있다.

이제 그만…도 넘는 SNS 사칭 투자광고 '기승'

안스타그램 사칭 계정.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안스타그램 사칭 계정.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8일 업계에 따르면 이처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메타가 운영하는 SNS에서 유명인 사칭 계정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다수 사칭 계정의 홍보 문구는 그럴듯했다. 비슷한 내용이지만, 게시물 서두엔 실제 유명인의 일부 정보에 근거한 내용이 나와 자칫 속을 우려도 있다.

이부진 사장 사칭 계정의 경우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장녀이자 현 신라호텔 사장 이부진"이라면서 "최근 상속세를 내기 위해 대출을 받았다"는 문구가 보인다. 그가 호텔신라 사장이라는 점과 거액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는 점은 대중에게도 알려진 바 있다.

뒤이어 나오는 문구는 카카오톡 주식 리딩방으로 유도하는 내용. "재산이 많지만 대한민국 중산층과 서민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돕겠다고 결심했다. 국민의 삶을 변화시키고 국가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라는 설명이 이어지고 화면 하단에는 "500개의 무료 자리만 남았습니다. 지금 가입하세요"라는 리딩방 홍보 문구가 노출된다. '실제 수익 경험자의 한 줄 후기'도 나온다. 높은 수익이 나온 것처럼 꾸민 뒤 투자금을 편취하는 등 사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인스타그램 측 "AI·인력 동원해 모니터링 강화"

사진=REUTERS
사진=REUTERS
사칭 계정이 급증하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정부도 적극 대응에 나섰다. 지난달 25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은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확산 중인 유명인 사칭 불법광고에 대응하겠다며 일제히 방침을 발표했다.

개인정보보호위는 주요 SNS 사업자에게 이용자(피해자) 신고절차 안내, 타인사칭 계정 통제장치 운영 강화 등 개인정보 보호 강화 조치를 긴급 요청했다. 아울러 피해 최소화 및 2차 피해방지를 위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운영 중인 주요 핫라인(구글·메타·네이버·카카오·트위터·데일리모션·VK·타오바오·텐센트·핀터레스트·MS·SK컴즈)과 협조체계를 강화해 불법 게시물 탐지·삭제 등 대응을 지속 강화하겠다고 했다.

방심위도 유명인 사칭 게시물에 대해 시정(이용 해지 3건· 접속 차단 3건)을 요구하고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방심위는 앞서 지난달 유명인을 사칭해 유료 회원을 모집하고 대가를 지급받는 등의 방식으로 미신고·미등록 투자자문업 및 유사 투자자문업 등 불법 금융투자업 등을 영위한 사이트들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연말까지 집중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민간기구인 방심위의 시정요구는 강제성이 없고, 심의 신청 이후 시정 요구에 이르기까지 수일이 걸리는 만큼 즉각 조치가 어려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사칭 계정 범죄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어 시정요구를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100% 잡아내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결국 플랫폼 사업자의 자율규제에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메타 측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는 입장. 인스타그램 관계자는 "사칭광고에 대해 내부적으로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며 "현재 인공지능(AI)과 같은 기술적 자원과 인력 차원의 모니터링을 동원해 사칭 계정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설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