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AI로봇 CEO…"편견 없이 의사결정"
인공지능(AI)이 기업의 경영을 이끌어가는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꿰찼다. 폴란드 주류기업 딕타도르가 지난 9월 임명한 AI 휴머노이드 로봇 ‘미카’(사진)가 주인공이다. 미카는 사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딕타도르를 경영하고 있다.

폭스비즈니스는 5일(현지시간) ‘미카, 세계 최초 AI 휴머노이드 로봇 CEO가 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9월 CEO로 선임된 AI 탑재 로봇 미카의 역할과 주위의 반응이 기사의 주된 내용이다. 미카의 주요 임무는 고급 수집용 럼의 잠재 고객을 확보하고 맞춤형 병을 디자인하는 아티스트를 선택하는 것이다.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결정을 내려 이사회에 제공한다. 미카는 임명 직후 “로봇 CEO로서 주말 없이 연중무휴로 24시간 일한다”며 “AI 마법을 불러일으킬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딕타도르는 로봇 CEO에 만족한다는 입장이다. 마레크 쇼우드로프스키 딕타도르 회장은 “단순 홍보용으로 미카를 임명한 게 아니라 실제 회사에 기여하고 있다”며 “의사결정 시 회사의 전략적 목표에 따라 광범위한 데이터 분석을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로봇이기에 개인적 편견이 없고 조직의 최대 이익을 우선시하는 공정하고 전략적인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미카가 손을 대지 못하는 영역은 인적자원 관리(HR) 분야다. 쇼우드로프스키 회장은 “AI가 사람을 고용하거나 해고할 우려는 없다”며 “인사 관련 결정은 사람들로 구성된 경영진이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AI를 탑재한 휴머노이드 로봇의 등장이 5~10년 이내에 기업의 업무처리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한다. AI의 확산이 기회이자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AI 로봇의 발달이 사람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계경제포럼(WEF)은 AI 기술로 인해 2027년까지 일자리 1400만 개가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AI 유토피아’가 머지않았다는 정반대의 전망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AI로 인해 기업과 사람의 생산성이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 세계 기업의 절반이 AI 인력을 도입하면 글로벌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향후 10년 동안 7%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