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막기로 투자자 3천명 모아…부산고법, 항소 기각
3천억원 피해 '포천 부동산 투자사기' 부부 25년·20년형 유지
3천명이 넘는 피해자에게 3천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준 '경기 포천 부동산 투자 사기' 주범인 유사수신업체 회장 부부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형사1부(박준용 부장판사)는 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법률위반·뇌물공여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은 정모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정씨의 부인 김모씨의 항소도 기각했다.

재판부는 "1심의 선고형이 피고인들의 행위 책임의 정도에 비해서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부산 해운대구에서 유사수신업체를 운영하다 경기도 포천의 한 식물원을 인수해 P랜드 회장 직함을 갖고 있던 정씨 부부는 "부동산 경매·부실채권 매각으로 연평균 30%가량의 높은 수익금을 지급하겠다"며 3천명이 넘는 투자자에게 3천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모은 뒤 돌려주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부부는 법정에서 고의성 등이 없었다며 혐의 일부를 부인했지만, 1심 재판부는 사기 혐의와 유사수신행위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1심 재판부는 유사수신업체 부동산과 부실채권 사업만으로는 피해자들에게 투자 원금과 약정한 수익금을 보장하기 어려웠고, 투자금 중 일부만 수익사업에 사용하면서 나머지는 운영경비나 사적인 용도로 유용했다고 봤다.

이들은 주로 약정기간이 종료된 투자자들에게는 신규 투자금으로 투자 원금과 수익금을 상환하는 일명 '돌려막기' 수법을 사용했다.

게다가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이후에도 신규 투자자를 모집하는 등 대담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유사수신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다수의 사기 전과가 있음에도 또다시 모집책들을 고용해 조직적으로 사기 범죄를 저질러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결했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