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혜수/사진=필름영·그린나래미디어
배우 박혜수/사진=필름영·그린나래미디어
학교 폭력 논란 이후 2년 8개월 만에 배우 박혜수가 신작을 내놓으며 진심을 내비쳤다.

25일 개봉한 영화 '너와 나'는 박혜수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적지 않은 공백기 끝에 복귀를 앞둔 박혜수는 담담한 미소를 보였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냐는 질문에 "사실이 아닌 것에 대해 밝히는 시간"이라고 답한 그는, "수사가 진행 중이고, 그게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너와 나'를 하면서 함께 한 모든 분이 저를 신뢰해주시고 끝까지 함께해준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꼈다. 그 고마움이 엄청나다"고 전했다.

'너와 나'는 서로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마음속에 담은 채 꿈결 같은 하루를 보내는 여고생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기 전, 제주도 수학여행을 앞두고 벌어지는 여고생들의 고민과 다툼, 화해와 우정을 섬세하게 그렸다.

박혜수는 연출자인 조현철 감독과 전작 '삼진그룹영어토익반'을 함께한 인연이 있다. 조현철 감독은 박혜수에게 '너와 나' 출연을 제안하고, 이후 학교 폭력 논란이 불거진 후에도 이를 철회하지 않았다. 힘든 시기에도 함께 소통하며 끈끈한 관계를 이어왔던 만큼 '너와 나'에 대한 고마움을 숨기지 않았던 것.

박혜수가 연기한 세미는 자신이 '단짝'이라 생각하는 하은에게 끊임없이 관심을 갈구하는 캐릭터다. 매사에 서운한 게 많지만, 그 모습마저 귀엽게 느껴질 만큼 박혜수는 특유의 사랑스러운 연기력을 선보였다. 박혜수는 "지금은 저도 나이를 먹으며 성장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과거의 저로 생각하면 85% 되는 거 같다"며 "사랑하는 상대가 상대해주지 않으면 그게 서럽고 서운하고 그랬다. 질투도 많고, 그걸 숨기지도 못해서 '화 안 났다'고 말은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다 화난 걸 알았다"고 전했다.

'너와 나'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세미가 하은이 자신에게 말하지 않은 비밀, 남자친구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된 후 섭섭함에 노래방에서 빅마마의 '체념'을 열창하는 부분이었다. 우정과 사랑을 오가는 두 사람의 관계를 보여줬을 뿐 아니라, SBS 'K팝스타' 출신 박혜수의 가창력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배우 박혜수/사진=필름영·그린나래미디어
배우 박혜수/사진=필름영·그린나래미디어
박혜수는 "박혜수로 보이고 싶지 않아서, 세미가 어느 정도 노래를 잘하는 친구인지 고민이 많았다"며 "초반엔 잘 부르다가 후반부엔 무너지는데, 하은을 생각하며 터지는 타이밍에, 제 마음에서 일어나는 대로 했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그러면서 "처음 영화를 보고 '이렇게 노래 전체를 다 쓰셨다고?' 싶었는데, 2번, 3번 보니 그 의도가 와 닿았다"며 "훅 오는 뭔가가 있었다"며 'N차 관람'을 당부하기도 했다.

또한 '너와 나'를 통해 "큰 의미의 사랑을 배웠다"며 "사람 대 사람의 어떤 현상, 동물, 자연 큰 의미의 사랑을 모르고 싶었을 정도로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이 배우고 느꼈다"면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런 작품을 촬영하고, 세상에 내놓기까지 적지 않은 시작을 보냈지만 "기다림이 힘들지만은 않았다"면서 웃어 보였다. 박혜수는 "'너와 나'를 영화제를 통해 선보여 왔고, 저희 팀들과 함께 참석하며 자주 만났다"며 "아직 누구도 '너와 나'를 보내지 못했다고 하더라. 이렇게 깊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시간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품보다 개인적인 논란으로 인해 본인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상황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혜수는 "오랜만에 공식 석상에 설 때 제가 직접, 제 목소리로 어떤 상황인지 말씀드리는 건 필요한 부분이라는 생각했다"며 "수사 중인 것도 모르시는 분들이 있어서, 그 상황에 대한 설명해 드린 건데, 그러다 보니 그렇게 된 거 같다"고 미안함을 보였다.

이어 "그동안하고 싶던 얘기들이 많았는데, 공식 입장문이나 간담회 등을 통해 다 한 것 같다"며 "이제 열심히 활동하고, 관객들을 만나는 일만 남은 거 같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