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한 주택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매물로 나와있다. /AFP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한 주택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매물로 나와있다. /AFP
미국 기존 주택판매량이 1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연 8%에 육박하면서 수요가 급감한 데다 기존 주택 소유자들도 판매를 꺼리면서다.

전미부동산협회(NAR)는 19일(현지시간) 9월 기존 주택 판매가 지난달보다 2% 감소한 396만건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했을 때는 15.4% 줄었다. 이는 2010년 10월 이후 최저치다.

주택 판매 감소에는 고금리와 계절 영향이 작용했다. 미국 연방주택금융저당공사(프레디맥)에 따르면 지난 12일 30년 고정금리 모기지는 평균 연 7.57%로 지난주보다 0.08%포인트, 1년 전보다 0.65%포인트 올랐다.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로렌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제한된 주택 재고와 오르고 또 오르는 모기지 금리가 주택 판매시장을 방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 3.5%대 낮은 금리로 모기지 대출을 받은 주택 소유자들이 기존 주택을 내놓고 연 8%에 가까운 고금리로 새 주택을 구매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추운 날씨 등 계절적 영향도 주택 판매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마이크 프라탄토니 모기지뱅커협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구매가 연중 가장 저조한 시기인 4분기가 다가오고 있으며, 모기지 금리 급등으로 인해 더욱 그렇다"고 평가했다. 일반적으로 미국 주택시장은 새 학기가 시작하는 봄·여름에 활발하고 날씨가 추워지는 가을·겨울에 둔화한다.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않으면서 주택 가격도 치솟고 있다. 9월 기존 주택 평균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한 39만4300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에 따르면 지난주 모기지 신청 건수도 1995년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침체된 미국 주택 시장은 여전히 활발한 소비·노동시장과 대조를 이룬다. 지난달 미국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8% 증가하며 월가 전망치(0.3%)를 크게 웃도는 등 지난 5월부터 강한 소비 심리가 유지되고 있다.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만3000건 감소하며 지난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