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3위 싸움에서 밀리며 5위로 마감…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패배
한 경기로 끝난 PS…성공과 실패의 경계에 선 이승엽 두산 감독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의 데뷔 첫 해 포스트시즌은 단 한 경기로 끝났다.

이승엽 감독은 성공과 실패의 경계선 위에 선 채, 첫 시즌을 마쳤다.

정규시즌을 5위로 마친 두산은 19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NC 다이노스에 9-14로 패해 가을 무대에서 퇴장했다.

정규시즌 144경기 74승 68패 2무(승률 0.521)와 포스트시즌 1경기 1패가 2023년 두산과 이승엽 감독이 받은 성적표다.

코치 경험도 없었던 초보 사령탑이 지난해 9위였던 팀을 지휘해 5위로 올려놓은 건,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하지만 3위를 노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5위로 정규시즌을 마쳐, 포스트시즌도 단 한 경기만 벌인 걸 아쉬워하는 팬도 많다.

올해 마지막 홈 경기가 된 16일 잠실 SSG 랜더스전 뒤에는 이승엽 감독이 마이크를 잡자, 아쉬움 섞인 목소리를 내는 팬도 있었다.

현역 시절 '국민타자'로 사랑받은 이승엽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뒤에는 철저하게 몸을 낮췄다.

팀이 연승을 거두면 "선수들이 정말 잘했다"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고, 연패를 당할 때는 "감독의 경험, 실력이 부족해서 졌다"고 자책했다.

사령탑으로도 '스타플레이어 출신의 메리트'를 누리겠다는 안이한 마음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올 시즌 두산에서 가장 주목받은 이는 이승엽 감독이었다.

이 감독은 "야구가 어렵다는 걸 또 한 번 느꼈다"고 토로했다.

그는 "시즌 내내 순위 싸움을 하다 보니, 중반부터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자주 주지 못했다"며 "내가 타자 출신임에도 임에도, 우리 팀의 타격 지표를 끌어 올리지 못했다"고 일부 팬들이 성토하는 부분에 '피드백'을 하기도 했다.

한 경기로 끝난 PS…성공과 실패의 경계에 선 이승엽 두산 감독
실제 이승엽 감독은 이유찬, 안재석, 김대한 등 젊은 야수들을 독려하고, 적극적으로 기용하고자 했지만 이들은 부상과 부진 탓에 팀의 주축이 되지 못했다.

결국, 김재호가 주전 유격수 자리를 되찾는 등 야수진 라인업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득점 8위(620점)에 머무는 등 한국 야구가 낳은 최고의 홈런왕이 이끄는 두산 타선의 화력은 평균 이하였다.

라울 알칸타라, 곽빈, 브랜든 와델 등으로 꾸린 두산 선발진은 평균자책점 1위(3.64)에 오르는 등 견고함을 뽐냈지만, 정철원과 김명신 외에는 믿을 만한 불펜 투수가 등장하지 않아 자주 뒷문 불안을 노출했다.

한 경기로 끝난 PS…성공과 실패의 경계에 선 이승엽 두산 감독
이승엽 감독이 '절대 지지'를 받았던 때도 있었다.

두산은 7월에 구단 역대 최다인 11연승을 거뒀다.

이승엽 감독은 베어스 사령탑의 감독 데뷔 시즌 최다 연승(1982년 김영덕 감독·1984년 김성근 감독 시절 9연승) 기록을 넘어서더니, 국내 감독 데뷔 시즌 최다 연승(1997년 천보성 LG 트윈스 감독·1999년 이희수 한화 이글스 감독·2000년 이광은 LG 감독 10연승)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9월에도 7연승을 내달리며 '준플레이오프 직행의 꿈'을 키웠다.

하지만, 10월 15일 LG 트윈스, 16일 SSG 랜더스에 연이어 패하며 5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외부에서 본 두산의 전력은 3∼6위권이었다.

두산은 5위를 했고, 조금 더 순위를 높이지 못한 이승엽 감독은 '사과'에 가까운 시즌 복기를 했다.

이승엽 감독은 "내년 시즌을 위한 고민을 시작하겠다.

올해 드러난 문제점의 해결책을 찾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령탑 첫 시즌에 이승엽 감독은 두산 팬들의 기대를 충족하지는 못했다.

자책도 자주 했다.

팬심은 선수보다 감독에게 더 냉정하다는 것도 체감했다.

이승엽 감독은 더 좋은 사령탑이 되고자, 비시즌에 더 고민하고 노력할 것이다.

물론 '노력은 배반하지 않는다'는 선수 시절 좌우명이 감독 자리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두산의 시즌 종료와 함께, 이 감독은 2024시즌을 위한 고민을 시작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