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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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등세를 이어온 영풍제지가 하한가로 추락했다. 1년 사이 주가가 17배 오른 영풍제지는 주가조작 세력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18일 영풍제지는 장 시작 동시에 하한가(-29.96%)로 직행해 3만3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한가에 400만여주(1354억원어치) 매도 주문이 쌓였지만 체결되지 않았다.

1년 전인 작년 10월 20일 2895원(무상증자 전 기준)이었던 주가는 전날(4만8400원)까지 17배 올랐다. 시가총액은 전날 종가 기준 2조2497억원까지 불어났다. 지난 6월 2차전지 사업에 진출한 것이 호재가 됐지만, 2차전지가 조정받는 가운데도 폭등세를 지속해왔다.

증권업계에서는 주가조작 세력이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조정 없이 폭등하는 모습이 올 4월 무더기 하한가 사태를 일으킨 ‘라덕연 관련주’를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다.

다음 달 코스피200지수 정기 심사를 앞두고 기존 투자자들이 현금화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영풍제지는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64위로 코스피200 편입이 유력하다. 코스피200에 편입되면 공매도를 할 수 있어 주가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영풍제지는 동종 기업 대비 5~10배에 달하는 가치에 거래되고 있다. 작년 영풍제지는 79억원의 순이익을 냈는데, 같은 기간 738억원을 벌어들인 한솔제지의 시가총액은 2432억원이다. 작년 순이익이 944억원인 아세아제지도 시총이 3524억원이다.

작년 6월 영풍제지는 하루 10억원 안팎의 외국인 순매수세가 잡히며 계단식으로 상승했다. 공매도가 안 되는 종목이라는 점, 장기간 저평가된 자산주라는 점, 신용잔액률이 한 때 16%에 육박했다는 점이 라덕연 관련주와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