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위치한 '빅5 병원'(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서울아산병원)으로 환자들이 몰리고 있다.
17일 서울 강남구 고속철도 수서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상경 뒤 서울 강남 일대 대형 종합병원 진료를 받으려는 환자 등 이용객들이 병원 셔틀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서울 강남구 고속철도 수서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상경 뒤 서울 강남 일대 대형 종합병원 진료를 받으려는 환자 등 이용객들이 병원 셔틀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도권은 물론 전국 곳곳에서 환자들이 빅 5병원으로 몰리고 있지만 지방에서는 환자는 물론 의사도 서울로 빠져나가는 탓에 의료 시스템이 붕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 지역의료기관 입원환자 중 해당 지역 환자의 구성비를 나타내는 지역환자 구성비는 서울이 59.7%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 있는 병원에 입원한 환자의 40%는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왔다는 뜻이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진료받는 환자 수도 크게 늘었다. 국회 보건복지위 김원이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경기·인천을 제외한 지방 거주자 중 빅5 병원에서 진료받은 인원은 2013년 50만245명이었지만 지난해 71만3284명으로 42.5% 급증했다.

환자들이 서울 지역 병원으로 찾는 이유로는 의료 인프라가 서울에 집중됐다는 점이 꼽힌다. 지방에서 진료받고 싶어도 서울 큰 병원에 가보라는 병원 측 권고에 서울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의사도 서울로 집중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국 의사 수는 10만9937명이다. 이 중 서울에만 3만2045명(29%)이 있다.

보건복지위 신현영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14~2023년 23개 진료과목 전공의 모집 정원 중 61.6%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몰려 있다. 반면 지방에서는 수억원의 연봉을 내걸어도 의사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자와 의사의 서울 집중과 지방 의료 인프라 붕괴의 '악순환'을 끊어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