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상회한 미국 소매 판매

17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소매 판매 지수는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을 흔들어놨습니다. 9월 미국 소매 판매 지수는 전월대비 0.7% 상승했습니다. 예상치인 0.3%보다 높았습니다. 전월인 8월 수치도 기준 0.6%에서 0.8%로 올랐습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6%올라 예상치인 0.2%를 웃돌았습니다. 8월 수치도 역시 0.6%에서 0.9%로 높여잡았습니다.
아직도 뜨거운 미국 소비…커지는 이스라엘 확전 가능성 [나수지의 미나리]
소매판매는 전체 소비자지출의 3분의 1을 차지합니다. 소매판매가 예상을 웃돌았다는 것은 여전히 미국 가계의 소비여력이 풍부하다는 의미입니다. 소비는 전반적인 영역에 걸쳐 모두 늘었습니다. 특히 자동차 판매, 에너지관련 소비가 많이 늘었습니다. 전체 소매판매의 20%를 차지하는 자동차 판매는 전월대비 1% 상승하며 전체 수치를 끌어올렸습니다. 에너지 관련 소비도 1% 가까이 늘었습니다. 인터넷 소매업체 판매는 1.1%, 바 및 레스토랑 소비는 0.9% 늘면서 미국 소비자들이 아직 지갑을 닫을 생각이 없고, 이는 인플레이션을 다시 밀어올릴 것이라는 경계감을 부추겼습니다. 다만 마켓워치는 "9월은 신학기 시즌에 휴가철 쇼핑시즌이 겹처 소비자 심리가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지표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해석했습니다.

뒤이어 발표한 9월 미국 산업 생산 지수도 예상치를 웃돌았습니다. 9월 미국 산업 생산지수는 전월대비 0.3% 상승해 예상치인 0.1%를 웃돌았습니다. 9월 미국 제조업 생산지수는 전월대비 0.4% 올라 예상치인 0.1%보다 높았습니다. 지난달 시작된 미국 자동차 노조 파업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겁니다. 다만 UAW 파업은 초기에는 참여인원이 많지 않았지만, 갈수록 파업 규모를 늘리면서 장기화하고 있습니다. 다음달 발표될 10월 산업생산은 예상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게 월가의 전망입니다.

이 날 미국증시 오전장에서 미국 소매판매 지표 발표 이후 미국채 금리는 0.1%이상 급등했습니다. 미국 금리 인상 확률을 가늠하는 Fed워치 에서 11월 FOMC 금리 동결 확률은 하루 전 만 해도 94.8%였지만, 미국 소매판매 지표 발표 이후 85%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만큼 시장이 금리 인상 확률을 보다 높게 평가하게 된 겁니다.

커지는 이스라엘 확전 가능성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18일 방문하기로 확정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등을 접견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확고히 할 예정입니다. 가자지구 민간인 대피가 늦어지면서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은 지연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방문으로 지상군 투입은 추가 연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전 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반대의사를 명확히했기 때문입니다.

이 와중에 이스라엘과 이란은 발언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긴 전쟁이 될 것"이라며 "대가도 크겠지만 이스라엘과 유대인을 위해 이길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란 외무장관은 "저항단체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이 가자에서 원하는대로 행동하도록 용납치 않을 것"이라고 맞섰습니다.

월가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확산 가능성을 점차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BCA 리서치는 앞으로 1년 안에 분쟁이 가자지구 밖으로 확산할 확률을 70%로 평가했습니다. 중동지역의 불안정성이 높아지면서 오일쇼크급의 유가 급등이 나타날 확률도 31%로 봤습니다. BCA 리서치는 "앞으로 1~2년 안에 오일쇼크가 올 가능성에 대비해야한다"며 "경기 순환주보다 방산주 에너지주를 매수할 때"라고 분석했습니다. 프린시플 에셋 매니지먼트는 "이스라엘 리스크는 유가를 밀어올리고 이는 인플레이션 상승, 기준금리 인상 촉발로 이어질 것"이라며 "수익률 방어에 초점을 두고 다양한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유지해야한다"고 짚었습니다.

뉴욕=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