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에 잠정 합의했다. 현대판 음서제로 비판받아온 ‘직원 자녀 우선 채용’ 유지를 두고 파업 직전까지 간 노조는 이 조항을 포기하고 역대 최대 임금 인상과 복지 확대를 얻어냈다.

기아 노사는 17일 경기 광명공장에서 16차 본교섭을 벌인 끝에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발표했다. 가장 큰 쟁점이었던 ‘고용 세습’은 사실상 사라진다. 노사는 정년 퇴직자와 25년 이상 장기 근속자의 자녀에게 우선 채용 기회를 준다는 조항을 수정하기로 했다. 대신 연말까지 신입사원 300명을 채용하고, 5년간 기아 직원 자녀 1000명에게 해외 봉사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노사는 또 정년 만 64세 연장 대신 정년 퇴직자를 최대 1년간 계약직으로 재고용하는 베테랑 제도 근무 기간을 1년 더 늘리기로 했다. 미래 고용 안정 및 경쟁력 확보를 위해 화성 목적기반차량(PBV) 공장 추가 건설, 미래차 핵심 부품 국내 투자 확대 등에도 합의했다.

역대 최대 임금·성과급 인상안도 포함됐다. 노조는 기본급 11만1000원 인상, 경영성과금 300%+800만원, 생산판매목표 달성 격려금 100%, 특별 격려금 25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25만원, 무분규 타결 무상주 34주를 받게 됐다.

노조는 20일 이번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한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