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를 소폭 웃돌았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중시하는 물가 지표인 근원 CPI 상승률은 전달보다 둔화하며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시장에서 Fed가 다음달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여전히 크게 보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분쟁이 여전히 변수다.

美 9월 물가, 예상치 부합…"내달 기준금리 동결할 수도"
미국 노동부는 9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고 12일 발표했다. 8월 상승률과 동일하다. 시장 예상치(3.6%)는 소폭 웃돌았다. 전월 대비로는 0.4% 상승했는데, 이는 8월 상승률(0.6%)보다는 낮고 시장 전망치(0.3%)보다는 소폭 높은 숫자다. 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하고 산출하는 근원 CPI 상승률은 시장 예상치와 동일한 4.1%(전년 동월 대비)였다. 전달인 8월(4.3%)보다는 둔화했다. 전월 대비로는 8월에 이어 0.3% 올랐다.

같은 날 공개된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시장 예상치보다 약간 적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10월 1~7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0만9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전주(20만9000건)와 동일한 건수다. 월가는 21만 건으로 예측했다.

9월 CPI와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시장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시장은 Fed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을 유지했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CPI 발표 직후 미국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에서 Fed가 다음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89%로 이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대신 올해 마지막 FOMC가 열리는 12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은 35%로 하루 전보다 10%포인트가량 확대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서서히 누그러지고 있다고 해석할 경우 Fed가 올해 금리를 추가 인상할 필요가 없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단 변수는 하마스의 기습으로 시작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확대 여부다. 국제 유가를 자극할 수 있어서다.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들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으로 상승할 경우 CPI 상승률이 연말에 4%까지 다시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를 들며 “시장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간과하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전날인 11일(현지시간) Fed가 공개한 9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대다수 위원은 향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