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중립국 스위스 정부도 하마스 테러단체 지정키로
스위스 연방정부가 그동안 테러단체로 분류하지 않고 있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스위스 연방장관 회의체인 연방평의회는 11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분류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연방평의회는 "이스라엘 민간인을 대상으로 하마스가 저지른 충격적인 테러 행위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하며 하마스는 억류 중인 인질들을 즉각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방평의회는 "이스라엘이 자국 안보에 대한 정당한 요구를 지녔음을 인정한다"면서 "이스라엘 국민에 대한 연대, 모든 분쟁 희생자와 가족들에 대한 애도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스위스 연방정부는 이날 외교부 산하의 중동 태스크포스(TF)를 연방평의회 산하 조직으로 확대하고 이번 이스라엘·하마스 간 무력 충돌 사태에 관한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스위스가 분쟁 당사자 양측 사이에서 긴장 완화를 위한 조정에 나서는 방안 등 국제사회와 협력해 분쟁을 해결할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게 TF를 운영하는 취지다.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분류할 때 필요한 법률적 평가와 세부적 방안 등도 TF가 검토하도록 했다.

TF의 검토가 마무리되고, 연방평의회가 최종 확인하면 하마스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처럼 스위스가 지정한 테러단체 중 하나로 분류될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는 미국·유럽연합(EU)과 달리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지정하지 않고 있었다.

중립국으로서 중동 평화 증진을 위해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은 물론 하마스와의 대화에도 적극적으로 임하는 게 스위스의 외교 원칙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방침을 바꾸기로 한 것은 하마스를 정당한 단체로 둬선 안 된다는 스위스 정치권의 목소리를 고려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최근 스위스·이스라엘 의회 협의체는 성명을 통해 "스위스가 입장을 재고할 기회가 왔다"며 "하마스와 관계를 계속 유지하기를 원하는지 진지하게 자문할 때"라고 밝혔다.

우파 성향의 스위스 자유당도 연방정부가 하마스의 테러단체 지정을 요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