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업계 "수능·내신·대학별 고사 모두 준비해야 하는 '삼중고' 가능성"
학부모들 "고교학점제 한다더니 내신 상대평가 유지돼 혼란스러워"
[2028대입] 입시업계 "수학·국어 쏠림 우려"…학부모 "혼란스럽다"
교육부가 10일 '2028학년도 대입개편 시안'을 공개하자 입시업계는 수학, 국어 등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과목으로 '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학부모들은 고교학점제를 2025학년부터 도입한다더니 내신 상대평가가 유지됐다며 교육 현장의 혼란이 커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 입시업계 "과학·사회 변별력 없어지면 수학·국어 쏠릴 것"
올해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치르는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과학, 사회 등 탐구영역의 선택과목이 없어지고 모든 수험생이 공통과목에 응시하게 된다.

이에 입시업계는 과학탐구와 사회탐구보다 국어와 수학의 학습량이 많고 성적을 올리는 데 시간이 걸리므로, 결국 변별력은 국어와 수학에서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1학년 때 배우는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은 기존 탐구영역 17개 과목에 비해 비교적 쉬운 과목이며, 상대평가로 변별할 수 있을지 우려되기도 한다"며 "수험생 입장에서는 나머지 상대평가 과목인 국어와 수학에서 변별력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이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2025년부터 고교 내신 상대평가를 현행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개편하기로 한 것도 수험생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시안에 따르면 1등급은 상위 10%, 2등급은 24%(누적 34%), 3등급은 32%(누적 66%), 4등급은 24%(누적 90%), 5등급은 10%(누적 100%)로 등급이 나뉜다.

1등급을 기존의 4% 이내에서 10%로 확대된다.

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내신이 10%까지 1등급이 되면 1등급을 못 따고 2등급에 머무를 경우 불안감이 더 심해질 것"이라며 "이 경우 모든 과목의 내신을 1등급을 받기 위해 신경써야 하므로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고 했다.

그는 "과거에는 내신이나 수능 중 하나에 초점을 맞춰 준비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내신과 수능을 동시에 준비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며 "대학별로 변별력 강화를 위해 고사 등을 도입하면 그것까지 준비해야 하는 '삼중고'를 겪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시안에 대해 서울시내 주요 대학은 "정시와 함께 교과 성적이나 학생부를 더 꼼꼼히 보는 등 변별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는 반응 등을 보였다.

◇ 학부모들 "고교학점제 한다더니 상대평가…혼란스럽다"
바뀐 입시가 처음 적용되는 현재 중2 학부모들은 고교학점제와 내신 상대평가가 공존해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고교학점제는 올해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고교에 진학하는 2025학년부터 도입된다.

학생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듣도록 하는 제도다.

서울의 한 중학교 2학년생 학부모는 "고교학점제가 도입된다고 해서 고2부터 절대평가로 내신이 바뀌고 수능도 자격고사화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이 모두 빗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수능도 사회와 과학 모두 공부하고, 내신도 3학년 때까지 신경 쓰면서 고교학점제로 원하는 적성을 찾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세종 지역 중학교 2학년생 학부모는 "여건이 완벽히 갖춰졌을 때 고교학점제 적응이나 내신 관리가 가능할 텐데, 학부모나 학생이 정보에 어둡고 학교 여건도 좋지 않다면 현장은 더욱 혼란스러울 것 같다"며 "고교학점제를 도입하면 그냥 점수를 잘 주는 교사한테 갈 것 같다"고 우려했다.

변수가 줄어 입시 준비에 부담이 덜어졌다는 평도 있었다.

서울 지역 초등학교 5학년 학부모는 "기존에는 과학탐구와 사회탐구 선택과목 수도 많았고, 국어·수학 선택과목도 있어 진로 설계를 하는 데 부담이 있었는데, 오히려 예전처럼 공통과목으로 수능을 보는 것이 학생 입장으로서는 편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어떤 선택과목을 들어야 할지 입시 상담을 받는 곳도 있다고 들었는데, 이런 것들이 완화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