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스러움과 역동성을 동시에…시원한 스크린으로 영상·게임을
가속감에 '인터랙션 바' 더하니 '달리는 즐거움'…기대 못미친 내비게이션
[시승기] 레이싱 게임 하는 듯한 신나는 주행…BMW 뉴 520i
반세기 동안 전 세계에서 800만대, 한국에서만 26만여대가 팔린 차.
바로 BMW의 준대형 비즈니스 세단 5시리즈다.

국내에서 달리는 BMW 3대 중 1대는 5시리즈다.

5시리즈의 8세대 모델 '뉴 5시리즈'가 지난 5일 국내에 출시됐다.

BMW 뉴 5시리즈는 가솔린과 디젤 등 내연기관, 순수 전기차 등 3가지 파워트레인(구동계)으로 세상에 나왔다.

이 가운데 가솔린 모델, 뉴 520i를 출시 당일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처음 만났다.

브랜드 디자인 상징인 '키드니 그릴'은 BMW의 첫인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 5시리즈는 키드니 그릴 테두리에 조명을 넣은 '아이코닉 글로우'로 또렷한 인상을 풍겼다.

7시리즈에서 선보인 이 디자인을 5시리즈에도 적용한 것으로, BMW의 전통을 미래 감각으로 재해석한 모양새다.

준대형 세단으로 분류되지만, 묵직한 대형 차량과도 같았다.

5m 넘는 전장 등 차체가 전작보다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시승기] 레이싱 게임 하는 듯한 신나는 주행…BMW 뉴 520i
차에 탑승해서도 '역시 BMW답다'는 말이 튀어나왔다.

다소 중후한 고급스러움에 역동성과 세련미를 실내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대시보드 위에 달린 27인치를 넘는 곡선 형태의 스크린을 보니 일반 자동차가 아니라 사양 좋은 레이싱 게임기의 콕핏(조종석)에 올라앉은 느낌이었다.

520i를 비롯한 모든 뉴 5시리즈에는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가 가로로 붙은 곡선 형태의 스크린이 장착돼 있다.

시원하게 넓은 화면을 통해 내비게이션 조작은 물론 주행 모드 전환과 에어컨, 시트 열선 등 거의 모든 기능을 조작할 수 있었다.

[시승기] 레이싱 게임 하는 듯한 신나는 주행…BMW 뉴 520i
물리 버튼은 운전대와 변속기 부근에만 최소화했다.

넓은 스크린을 통해 기본 탑재된 유튜브 앱으로 다양한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휴대전화에 연결해 운전자와 승객이 함께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뉴 5시리즈에서 처음 제공되는 게임을 통해선 탑승자가 차량에 머무는 찰나의 시간도 '즐기는 시간'이 되도록 하겠다는 BMW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이날 시승은 영종도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와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를 거쳐 경기 의정부시의 한 카페까지 오가는 왕복 150㎞ 코스에서 진행됐다.

차량을 몰아 보니 '레이싱 게임'을 하는 듯했다.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2m 넘게 이어진 '인터랙션 바' 덕분이었다.

인터랙션 바는 계기판 하단과 대시보드를 가로질러 양측 도어 패널까지 펼쳐졌다.

방향지시등과 비상등을 점등할 때 같은 색으로 함께 깜빡이고, 어두운 터널을 달릴 때는 붉은색과 푸른색으로 빛났다.

이런 특별한 조명은 마치 게임 속에서 트랙을 질주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 충분했다.

[시승기] 레이싱 게임 하는 듯한 신나는 주행…BMW 뉴 520i
최고 190마력, 최대토크 31.6㎏·m에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이 더해져 11마력, 토크 2.55㎏·m이 추가되니 '달리는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었다.

반자율주행 기능도 의지할만했다.

뉴 5시리즈에 기본 탑재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 기능은 고속도로를 달릴 때 핸들과 페달 조작이 거의 필요 없을 정도로 부드럽게 차간 거리를 유지해줬다.

다만 '깜빡이 없이' 갑자기 차량이 끼어들면서 황급히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순간도 있었다.

[시승기] 레이싱 게임 하는 듯한 신나는 주행…BMW 뉴 520i
수입차 브랜드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는 불편한 내비게이션은 뉴 5시리즈도 예외가 아니었다.

차량이 향하는 쪽이 어디인지 방향성을 인지하기 쉽지 않았고, 특정 상황에서 자동으로 지도의 축적이 바뀌는 점도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었다.

파스텔톤인 화면의 색감이 인테리어와 어울리지 않는 느낌도 들었다.

영종도로 돌아오는 길에는 결국 내비게이션에 의지하기 어려워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휴대전화 내비게이션을 참고해 주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