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 직원들이 금요일 캐주얼데이에 맞춰 편안한 복장으로 출근해 인증 사진을 찍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농림축산식품부 직원들이 금요일 캐주얼데이에 맞춰 편안한 복장으로 출근해 인증 사진을 찍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농림축산식품부가 월~목요일 초과 근무시간을 모아 금요일 과원 전부가 2시간 일찍 퇴근하는 '집단 유연근무제'를 도입했다. 기계적, 반복적 작업으로 노동 강도가 높았던 업무엔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를 도입하는 등 불필요한 근로 시간을 줄이는데에도 나섰다.

농식품부는 조직 문화 개선의 일환으로 지난 9월부터 유연근무제를 확대하고 매주 금요일마다 자유로운 옷차림으로 출근하는 '캐주얼데이'를 시행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지난 7월 부처 내부에서 연 '관행 격파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일하는 방식 개선 아이디어를 실제 제도화한 것이다.

유연근무제는 주 40시간 범위 안에서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하는 제도다. 농식품부는 이번에 일이 주로 몰리는 월~목요일에 초과근로한 시간 2시간을 모아 매월 2,4번째 금요일에 과원 전체가 오후 4시에 두 시간 일찍 퇴근하는 집단 유연근무제를 도입했다.

금요일에 상사나 동료보다 빨리 퇴근하면 주변의 눈치를 보게 된다는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금요일 4시 이후에 업무가 많지 않은 부서들이 자율적으로 업무 시간을 조절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대국민 서비스나 주요 현안 등 업무에 차질이 없는 범위 안에서 시행하는 것"이라며 "금요일에도 민원이 이어지고 국민이나 기업 등 업무 상대방이 있는 부서에선 종전처럼 개인별 유연근무제가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매주 금요일마다 편안한 복장으로 회사에 출근하는 캐주얼데이도 새롭게 시행하고 있다. 직원들이 거리낌없이 편안한 복장으로 출근하도록 인증 이벤트인 '무엇이든 입어보살'을 열어 복장의 틀을 깬 직원과 과에 커피상품권 등 포상도 지급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반바지 등 민간 관점에서의 '파격'까지는 없고 라운드티나 청바지, 미니스커트 등 비교적 무난한 시도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민원 배정이나 농축산물 도매가격 동향 등 반복적, 기계적인 업무 특성으로 그간 과도한 시간이 소요됐던 업무 11개에 대해 로봇프로세스 자동화 도입하는 등 불필요한 근무량 감축에도 나서고 있다.

관가에 따르면 최근 농식품부는 공무원들 사이에서 소위 '육각형 부처'라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3월엔 5급공채(행정고시) 차석 합격자 등 상위권 성적의 신규 공무원들이 농식품부를 지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농식품부는 농사, 농촌, 축산 등 전통적인 농업 분야 뿐 아니라 스마트농업, 푸드테크, 그린바이오, 반려동물, 글로벌 한식 등 다양한 신성장 산업을 담당하고 있어 업무가 역동적인 부서로 꼽힌다.

5급 사무관이 4급 서기관으로 승진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7~8년으로 다른 중앙부처에 비해 짧고, 10년차에 과장 보직을 맡을 수 있다는 점도 인기 요소다. 미국, 프랑스 등 주요 농업국 대사관에 농무관이 파견되고, 유엔식량농업기구(FAO),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등 국제기구에도 파견 직책이 마련돼있는 등 국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도 많은 편이다.

5명인 1급 관리관 직책 중 2명이 여성일 정도로 여성 공무원의 고위급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여성 공무원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많다. 출산으로 육아 휴직을 하고 돌아온 공무원도 승진, 유학에 불리하지 않게 제도를 운영하는 등 육아 친화적인 조직 문화를 구축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강형석 농식품부 기획조정실장은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화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며 "청년 세대를 포함한 직원들과의 소통의 장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