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하회한 고용지표…오늘은 안도한 주식시장 [나수지의 미나리]
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진정되고, 주식시장도 안정을 찾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0.069%포인트 떨어진 4.733%에서 거래됐습니다. 전일 10년물 국채 금리가 4.8%까지 치솟았지만 간밤 새 조금 진정된겁니다. 국채 수익률이 진정되면서 미국증시 3대지수는 모두 상승마감했습니다. 다우 지수는 0.39%, S&P500은 0.81%, 나스닥은 1.35% 올랐습니다.

채권 금리가 그나마 진정된 건 고용 지표 덕분이었습니다. ADP 미국 고용보고서는 9월에 일자리가 8만9000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예상인 15만3000건보다 낮은겁니다. 대부분 일자리는 서비스 부문에서 늘었습니다. 전체 8만9000개 가운데 8만1000개가 서비스 업종에서 늘었습니다. 연간 임금증가율도 5.9%로 12개월 연속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일자리 수가 예상보다 적게 늘어난 것으로 드러나면서 시장은 안도했습니다. 일자리가 예상보다 적게 늘어났다는 건 미국의 노동시장이 식어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렇게 되면 미국 연준이 금리를 추가로 올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는 주식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합니다.

다만 안도하기는 이릅니다. 이 날 발표된 ADP보고서보다 이번주 금요일 발표될 미국 노동부의 고용보고서가 더 중요합니다. ADP 보고서는 항상 미국 노동부 보고서보다 앞서 발표돼 고용지표 ‘예고편’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에는 ADP 지표와 공식 데이터인 고용보고서가 큰 차이를 보이는 일이 더러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장은 이제 금요일에 발표될 고용보고서 데이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구매관리자지수도 잇따라 발표됐습니다. S&P가 발표한 미국의 9월 구매관리자지수, PMI는 50.2로 예상치인 50.1에 거의 부합했습니다. 서비스 부문만 따로 떼어낸 서비스 PMI 역시 50.1로예상치인 50.2에 가까웠습니다. 같은 날 발표된 ISM의 9월 비제조업 PMI 역시 53.6으로 예상치에 정확히 부합했습니다. PMI 지표는 50을 넘어서면 경기 확장, 이하면 경기가 위축된다는 전망으로 풀이합니다. 이 날 발표된 PMI 지표는 모두 미국의 경기 확장을 가리켰습니다. 하지만 예상치에 대체로 부합하는 결과였기 때문에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국제유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WTI는 전 날보다 5.44% 떨어진 배럴당 84달러를 기록했고, 브렌트유는 5.41% 떨어진 배럴당 86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최근 1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습니다. 유가가 한 달 전 수준으로 돌아간겁니다.

이 날 유가가 떨어진 건 최근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연준 위원들은 연이어 금리를 한 번 이상 추가로 인상하거나, 금리를 추가인상하지 않더라도 고금리를 오랜 기간 유지해야한다는 발언을 내놓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물가가 잡히지 않고 고용이 뜨거워서 연준이 고금리 정책을 유지하게되고, 그러다가 경기가 급속도로 냉각되는 상황에대한 걱정을 키우고 있습니다.

OPEC+의 장관급 감시위원회가 별 다른 내용 없이 마무리된 것도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했습니다. OPEC+의 장관급 감시위원회는 각 산유국 장관들로 구성되어있는데 필요하면 전체 OPEC+회의를 소집할수도 있습니다. 사우디도 연말까지 자발적인 감산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다시한번 되풀이 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사우디가 감산을 추가로 연장할 수도 있다고 바라봤지만 이런 언급은 없었습니다.

다만 주간 원유재고는 예상보다 원유 재고가 부족하다는 점을 드러냈습니다. 주간 원유재고는 전주대비 222만4000배럴 줄어든 4억1406만배럴로 집계됐습니다. 월가에서는 원유 재고가 변화가 없을걸로 봤지만, 예상보다 원유 수요가 강했던겁니다.

뉴욕 = 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