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 다음에서 만들어 놓은 '클릭 응원' 칸. 중국과 8강전에서 중국을 응원하는 비율이 55%로 과반을 넘었다./사진=포털사이트 다음 캡쳐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만들어 놓은 '클릭 응원' 칸. 중국과 8강전에서 중국을 응원하는 비율이 55%로 과반을 넘었다./사진=포털사이트 다음 캡쳐
국민의힘이 지난 1일 진행된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한국과 중국의 8강전 당시 포털 사이트 다음의 응원 페이지에 중국팀 응원 비율이 높았던 것을 두고 '여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김정식 국민의힘 청년대변인은 2일 논평에서 "대한민국 대표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에서 우리의 상식과 거리가 먼 통계가 집계돼 많은 국민이 의아해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중국과 8강전을 진행했고, 포털사이트 '다음'에서는 한때 중국을 응원하는 네티즌이 더 많은 것으로 집계돼 의아함을 자아냈다.

지난 1일 오후 10시 기준 포털사이트 '다음'이 진행 중인 '클릭 응원'에는 중국을 응원한 사람은 119만6022명으로 55%의 비중을 차지했지만, 한국을 응원한 사람은 99만8430명으로 45%에 그쳤다. 같은 시각 네이버의 경우 중국을 클릭 응원한 횟수는 26만462회, 한국을 클릭 응원한 횟수는 322만6705회를 기록해 한국을 응원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네이버 스포츠 화면의 '클릭' 응원란/ 사진=포털사이트 네이버 캡쳐
네이버 스포츠 화면의 '클릭' 응원란/ 사진=포털사이트 네이버 캡쳐
김 청년대변인은 "대한민국 초대형 포털에서 과반이 넘는 비율로 중국팀을 응원하는 것은 분명 보편적 상식과는 거리가 있는 집계"라며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와 미국을 비롯한 자유 진영 국가에서 의심하는 '차이나 게이트'가 떠오른다"고 주장했다.

'차이나 게이트'는 조선족과 중국인 유학생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 뉴스 댓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조직적으로 국내 여론을 조작한다는 의혹이었다.

김 청년대변인은 "우리는 불과 몇 년 전 8800만 건의 여론이 조작됐던 사건을 기억한다"며 "19대 대선 당시 킹크랩 등의 프로그램을 이용해 네이버 등 포털 검색 순위와 인터넷 기사를 조작해 당시 문재인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하도록 한 '드루킹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만 보고도 놀라는 것'일 수 있겠지만 현대 사회에서 인터넷 여론과 민심은 불가분의 관계"라며 "특정 의도를 가지고 여론을 조작해 국민을 선동하는 세력이 대한민국을 흔들게 놔둘 수는 없다"고 전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축구 경기 전반전 때 중국팀 응원이 118만에 달해 56%를 차지한 다음 응원 사이트 캡처 사진을 게시하고 "한국 포털인데 왜 중국 응원을 더 많이 할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에 "중국을 응원하는 사람이 한국을 넘어섰다"며 "적나라한 수치를 보니 모골이 송연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한국 여론 조작에 중국이 뛰어들었거나, '개딸'(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들의 '찢지' 댓글 놀이가 24시간 진행되고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확실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