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휘발유 수출 중단에도…하락한 유가 [오늘의 유가]
러시아의 정제유 수출 중단에도 하락세
긴축·高금리가 더 영향 끼쳐


국제유가 러시아가 정제유 수출을 일시 중단했다는 소식에도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등에 무게가 더 실리면서 소폭 하락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3센트(0.03%) 하락한 배럴당 89.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WTI 가격이 90달러 아래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 13일 이후 일주일 만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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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중 한때 러시아의 휘발유 및 경유의 수출 중단 소식에 배럴당 90.98달러까지 올랐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짙어지고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유가는 90달러 아래에서 마감했다.

러시아는 이날 휘발유와 경유의 수출을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내수 시장 안정화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방안은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아르메니아, 키르기스스탄 등 러시아 주도 유라시아경제연합(EEU) 회원국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러시아에서는 최근 수개월간 휘발유와 석유 부족으로 연료 도매가가 급등했다. 이런 와중에 정부가 물가 안정화를 위해 소매가를 억제하면서 시장 왜곡이 심화했다.

DTN의 트로이 빈센트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원유 시장이 연말까지 단기적인 공급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는 데 초점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연료 수출 중단은 가격에 상방 압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는 "러시아는 역내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시장은 그간 러시아의 30만 배럴 원유 수출이 금지된 것을 가격에 반영해왔는데, 이제는 정제유 금수 조치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에 대한 불확실성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오일프라이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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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의 매파적 기조로 인해 달러화가 오름세를 보이는 점은 유가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긴축이 강화되면 경제가 둔화할 위험이 커지고 원유 수요를 끌어내리기 때문이다. 전날 발표된 Fed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에 따르면 위원들은 올해 1회 더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에도 금리가 5%를 웃도는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