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만 노인'의 행복을 위해 대안 단체로서 역할
전국 광역·기초단체에 지부 설립 계획
"더 나은 공동체 만들자"…선배시민협회 창립 발기인 대회
새로운 노인상을 제시하며 행복한 노년의 삶을 추구하는 (가칭)선배시민협회 창립 발기인대회가 22일 경기 성남 중원노인복지관에서 개최됐다.

발기인대회에는 윤호중 경기도 노인종합복지관협회장, 유해숙 전 인천사회서비스원장, 고상진 마중물 선배시민지원센터장, 각 지역 노인종합복지관장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이 협회는 지난해 5월 창립한 선배시민학회가 한국노인복지관 협의회와 함께 전국 300여 개 노인복지관의 노인 수만 명을 대상으로 '선배시민' 교육을 확산하면서 태동하게 됐다.

선배시민은 군대 선배나 직장 선배와 달리 시민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인식하고 후배시민과 함께 공동체를 변화시키려는 노인들을 일컫는다.

이날 대회에서는 '노인은 돌봄의 대상이 아니라 돌보는 주체'라는 생각의 전환을 주창하며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지키며 공동체에서 의미 있는 존재로서 역할 하는 새로운 노인상을 제시했다.

또 최근 본격적으로 은퇴를 시작한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가 노인층의 핵으로 진입하면서 노인 인구가 급증하고 있지만, 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경제적·사회적 요구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는 현실을 연대의 힘으로 극복하자고 다짐했다.

"더 나은 공동체 만들자"…선배시민협회 창립 발기인 대회
유해숙 전 인천사회서비스원장은 기조 강연에서 "60∼69세가 750만명, 70∼79세가 350만명으로 1천100만명에 달하는 선배시민을 대변할 연대조직이 필요하다"며 협회 발족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삶의 질이 높은 유럽 노인과 비교해 한국 노인은 불행한데, 그 원인은 시민권의 결핍에 있다"면서 "한국의 노인은 '자식 농사'를 잘 지으려 주력했던 반면 유럽 노인은 시민권의 확립을 위해 '국가 농사'에 주력해 복지국가를 이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노인은 돌봄의 대상에서 주체로, 생존에서 실존으로, 나와 가족에서 이웃과 공동체를 당당하고 풍요롭게 하는 데 앞장서고, 선배시민협회는 그런 광장 역할을 하겠다고 부연했다.

또 국내 최대 노인단체인 대한노인회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고 (대한노인회와) 사안별·정책별 연대를 통해 노인의 각종 요구를 정부에 전달하고 실현하는 '대안 단체'로서 역할을 할 계획이다.

이 협회는 오는 11월 창립총회를 거쳐 공식 출범한 뒤 연말까지 1천500명의 회원을 모집하고 내년부터 전국 지부를 통해 본격적으로 회원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협회는 전국 17개 시도, 226개 시군에 지부를 마련하고 귀농·귀촌 준비, 사회정책(법) 제도개선, 창업지원, 시민권익향상, 후배시민 지원, 문화예술활동 지원, 인생 이모작 준비, 삶의 질 향상 등 12개 위원회를 둘 예정이다.

이수홍 창립준비위원장은 "한국의 노인은 눈부신 경제발전과 민주주의 실현의 주역임에도 식량, 의료, 주택, 돌봄 등 시민으로서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빵은 동물이 살아가는 데 필수적이지만, 인간은 그것만으로는 살 수 없으며 장미(존엄)도 필요로 하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노인은 반말·고성·억지 주장을 하거나 공동체에 훈수만 두는 기존의 '꼰대' 이미지에서 벗어나 돌봄의 주체로서 공동체를 돌보고 후배 시민과 함께 기후 대응 등 다양한 변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 나은 공동체 만들자"…선배시민협회 창립 발기인 대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