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 협력부터 크리켓 경기장 보수까지 '민원' 청취
뉴욕 도착 9시간만에 회담 9차례…귀국전 40개국 정상 넘게 만날듯
尹, 방미 첫날 9개국 정상에 엑스포 유치 '맞춤형 외교'(종합2보)
윤석열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한 첫날부터 종일 연쇄 양자회담을 열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날 오전 10시 뉴욕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오후 7시까지 불과 9시간 동안 9개국 정상들을 만나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강행군을 소화했다.

회담 상대국은 스리랑카, 산마리노, 부룬디, 체코, 덴마크, 몬테네그로, 투르크메니스탄, 세인트루시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등이었다.

이 중 산마리노(2000년), 부룬디(1991년), 몬테네그로(2006년) 등 3개국 정상과는 수교 후 첫 회담이었다.

윤 대통령은 한 번에 20분가량 배정된 회담 시간을 집약적으로 활용, 부산엑스포 개최 지지를 당부하는 동시에 각국이 바라는 민원성 협력 방안을 면밀히 청취했다.

尹, 방미 첫날 9개국 정상에 엑스포 유치 '맞춤형 외교'(종합2보)
윤 대통령은 먼저 라닐 위크라마싱하 스리랑카 대통령과 만나 "개발 협력, 노동, 기후변화 대응, 교역·투자 등의 분야에서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목표로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위크라마싱하 대통령은 "앞으로 한국과 '교역·투자 협력 협정'을 추진해 더욱 활발한 양국 간 교역과 투자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현재 협의 중인 '한·스리랑카 기후변화 협력 협정'을 조속히 체결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산마리노의 알레산드로 스카라노·아델레 톤니니 집정관과 만나 "관광협력 양해각서(MOU)가 조속히 체결돼 관광 분야 교류가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두 집정관은 "앞으로 이중과세방지협정, 투자보장협정 등 양국 간 경제협력에 필요한 법적 틀을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尹, 방미 첫날 9개국 정상에 엑스포 유치 '맞춤형 외교'(종합2보)
윤 대통령은 또 에바리스트 은다이시몌 부룬디 대통령과 만나 "농업, 보건 등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며 내년 한국에서 개최되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 참석해달라고 요청했다.

은다이시몌 대통령은 "아프리카연합(AU) 부의장이자 동아프리카공동체(EAC) 의장으로서 한국 정부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며 "수소경제 발전과 고속철도 건설 등 체코가 역점 추진 중인 분야에서 협력을 모색해나가자"고 제안했다.

파벨 대통령은 "에너지, 자동차, 고속철도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나가기를 희망한다"며 "체코는 리튬 자원이 풍부해 배터리 생산 협력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尹, 방미 첫날 9개국 정상에 엑스포 유치 '맞춤형 외교'(종합2보)
윤 대통령은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만나 "양국이 2011년부터 매년 녹색성장 동맹회의를 열고, 녹색 전환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해왔다"고 평가했다.

한국과 덴마크 관계는 지난 2021년 5월 '포괄적 녹색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바 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그 연장선에서 "앞으로 해상 풍력, 친환경 선박, 지속가능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녹색 협력을 더 확대해나가자"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야코프 밀라토비치 몬테네그로 대통령에게 "양국 교역액이 지난해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몬테네그로로부터의 동광 수입이 전년 대비 10배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밀라토비치 대통령은 "에너지 분야 협력에 특히 관심이 크다"며 "에너지원 다변화 등 관련 한국 기업들과 협력을 모색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尹, 방미 첫날 9개국 정상에 엑스포 유치 '맞춤형 외교'(종합2보)
윤 대통령은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에게 "양국이 에너지, 플랜트 사업을 중심으로 활발한 건설 협력을 이어왔다"며 호혜적 협력 강화를 기대했다.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알카닥(Arkadaq) 신도시 건설사업에 스마트시티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기술을 보유한 한국 기업이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필립 조셉 피에르 세인트루시아 총리에게 "최근 세인트루시아가 요청한 크리켓 경기장 보수, 청소년 훈련 차량 사업에 대한 지원이 신속히 추진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피에르 총리는 "한국의 무상원조사업 지원 결정에 감사하다"며 "한국의 카리브 지역 대상 기후변화 대응 지원 강화 노력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尹, 방미 첫날 9개국 정상에 엑스포 유치 '맞춤형 외교'(종합2보)
윤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젤코 콤쉬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대통령위원장과 만나 "최근 합의한 경제협력협정을 기반으로 양국 협력의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에 콤쉬치 대통령위원장은 한국이 자국의 관세 행정 현대화를 지원하는 데 대해 사의를 표하고 "앞으로도 개발 협력 분야에서 긴밀히 협의하자"고 했다.

이번 릴레이 양자 회담은 오는 11월 28일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의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를 앞두고 세계 최대 다자회의 무대인 유엔총회를 전후로 막판 외교전을 벌이는 데 의의가 있다.

윤 대통령은 오는 22일 귀국 전까지 최대 40개국 넘는 정상들과 회담을 이어갈 전망이다.

尹, 방미 첫날 9개국 정상에 엑스포 유치 '맞춤형 외교'(종합2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