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이주민 상륙 일일 최대 기록…"112척, 5천명 이상 상륙"
伊 람페두사섬 앞바다서 이주민 보트 비극…5개월 아기 익사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에서 이주민 구조 작업 중 생후 5개월 된 아기가 바다에 빠져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이탈리아 안사(ANSA)·아드크로노스 통신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13일 새벽(현지시간) 람페두사섬 앞바다에서 발생했다.

해안경비대 선박이 구조를 위해 아기가 탄 보트에 접근하자 사람들이 앞다퉈 승선하려고 한쪽으로 몰리면서 보트가 전복됐다.

기니 출신의 미성년자인 아기의 어머니를 비롯해 바다에 빠진 다른 사람들은 모두 구조됐지만 생후 5개월 된 아기는 끝내 숨졌다.

아기의 시신은 람페두사섬의 칼라 피사나 공동묘지에 있는 영안실로 옮겨졌고, 충격을 받은 아기 어머니는 심리 치료를 받고 있다.

이탈리아 최남단이자 북아프리카에서 가까운 람페두사섬은 유럽으로 떠나려는 아프리카 이주민의 주요 기착지다.

이들은 내전이나 빈곤 등을 피해 유럽으로 이주하려고 보트에 의지해 지중해를 건너는 위험한 항해에 나선다.

올해 들어 튀니지 경제난이 악화하고 리비아 당국이 자국 불법 체류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면서 람페두사섬으로 향하는 보트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날에는 24시간 동안 100척이 넘는 보트에 5천명이 넘는 이주민이 람페두사섬에 상륙해 역대 일일 최대 기록을 한 달도 안 돼 또 갈아치웠다.

이전 람페두사섬 일일 최대 기록은 지난달 26일의 보트 65척과 2천172명이었다.

조반니 디 레오 검사는 "전날 하루에만 5천명 이상의 이주민을 태운 보트 112척이 도착했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에도 약 1천300명이 새로 도착하는 등 이주민 상륙이 계속되고 있다.

람페두사섬은 크기가 20.2㎢(서울 여의도의 6배 정도)인 지중해 작은 섬으로 5천여명의 주민이 거주한다.

불과 하루 만에 전체 주민 수와 맞먹는 이주민이 몰려들면서 람페두사섬을 관리하는 시칠리아주 아그리젠토시 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필리포 로마노 아그리젠토 시장은 "우리는 모두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쳤다"며 "이 상황은 관리할 수 없고, 지속 불가능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적십자사는 이날 람페두사섬 이주민 센터 2곳에 약 6천명이 체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 곳의 공식 수용 정원은 약 700명으로 수용 능력을 훨씬 초과하는 이주민이 람페두사섬에 머무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