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 경제 연착륙 가능성 더 커졌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미국 경제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노동 시장이 둔화하지 않고 물가상승률이 억제되는 경기 연착륙 확률이 더 커졌다는 주장이다.

10일(현지시간) 옐런 장관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경기 연착륙에 대한 질문에 대해 "그 예측이 이뤄지리라 생각한다"며 "고용시장에 피해를 주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다는 확신이 더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끝난 뒤 귀국하는 길에서다.

옐런 장관이 낙관론을 펼치는 배경엔 경제지표 개선이 있다. 지난 1일 미 노동부는 8월 고용보고서를 발표하며 실업률이 3.8%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전달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2022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엔 낙관론이 퍼졌다. 경제활동 참여인구가 73만 6000명 급증하며 실업률이 증가해서다. 일자리를 잃은 실업자보다 취업시장에 뛰어든 구직자 수가 급증하며 실업률이 올랐다는 분석이다.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도 작년 동기 대비 3.3% 상승하는 데 그쳤다. 미 중앙은행(Fed) 목표치(2%)에 못 미치지만,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옐런 장관은 "인플레이션의 모든 지표가 내림세를 그리고 있다"며 "실업률이 반등했지만, 이마저도 대량 해고로 인한 것이 아니고 구직자가 늘어나며 고용시장이 완화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량 해고 없이 인플레이션이 억제되는 '경기 연착륙'에 대한 가능성이 확산했다. 옐런 장관이 지난 1년간 주장한 연착륙 가설이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도 지난 5일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을 종전 20%에서 15%로 낮춰 잡았다.

경기 둔화세가 뚜렷해진 중국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중국의 8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8.8% 줄어든 2848억 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외국인직접투자(FDI)도 200억달러에 그치며 전년 동기의 20% 수준에 머물렀다. 옐런 장관은 이에 대해 "(중국은) 경기 부양책을 펼칠 여력이 꽤 있다"고 평가했다.

옐런 장관은 미국의 재정 정책에 대해서도 낙관론을 펼쳤다. 고금리로 인해 이자 비용이 급격히 불어났지만, 미국 경제가 개선되며 이를 메울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0월부터 10개월간 미국 정부의 이자 지급액은 7260억달러에 달했다. 이 추세가 계속되면 연말까지 재정수입 대비 이자 비용 비중은 13.8%에 달할 전망이다. 1999년 이후 최고치다.

옐런 장관은 "재정적으로 (미국은) 지속 가능한 예산을 갖추고 있다"며 "재정 적자 확대에 따른 이자 비용은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