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이미지.  /로이터
인공지능 이미지. /로이터
"인공지능(AI) 도입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AI를 통해 무엇을 해결할지부터 고민하는 게 중요합니다."

한국경제신문 AI경제연구소가 지난 5일 '인더스트리얼 AI, 우리가 한다' 웨비나를 개최했다. AI를 사업 현장에 도입한 기업들의 사례를 공유하고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행사다. 지난 5월과 7월에 이어 세 번째 열린 이번 웨비나엔 김정희 CJ대한통운 데이터·솔루션그룹장, 김응도 현대엘리베이터 최고데이터책임자(CDO), 신승우 대웅제약 AI신약팀 팀장이 사례발표를 맡았다. 고서곤 산업기술진흥협회 부회장, 장웅성 산업통상자원부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장, 임우형 LG AI 연구원 그룹장도 참석했다.

김 그룹장은 CJ대한통운의 AI 활용사례를 공유했다. CJ대한통운은 △로봇 △데이터 △시스템 관점에서 AI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로봇 기반의 물류센터 운반·하역 자동화, 빅데이터 기반 가격 책정 등이 대표적이다. 김 그룹장은 "AI를 통한 가격 책정이 물류회사에서 적용할 수 있는 가장 큰 분야"라며 "물류 때의 온도, 배달 거리 등 다양한 조건을 이용해서 고객별로 얼마나 고객들이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 찾아내서 가격을 프라이싱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승강기 유지관리 서비스에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MIRI' 서비스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20만대의 엘리베이터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고객이 불편을 느끼기 전에 해결하는 것이다. 포털도 운영 중이다. 김 CDO는 "실시간 누적 운행량 등을 확인하고 부품교체 예상시기를 분석해서 최적화된 교체시기를 제시한다"며 "그동안 데이터를 정비하고 관리하는 데 시간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MIRI를 통해 서비스 시간과 절차도 크게 단축됐다. 기존 '고장접수→현장 출동→고장진단→자재 확인→자재 이송→교체 수리' 등 6단계에서 '고장접수·진단→출동+자재 이송→고장 확인'으로 줄었다. 김 CDO는 "상업용 빌딩은 더 민감하기 때문에 빠르게 교체하는 게 필요하다"며 "고객군을 다양하게 분류하고 사업적 관점에서 데이터를 분석해서 사업에 접목한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AI의 도입으로 신약 개발 비용을 줄이고 시간을 단축했다. 신 팀장은 "일반적인 방식에선 신약 개발 위해서 임상 단계 적용 전까지 필요한 시간은 10년, 비용은 1~2조원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마저도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만이 가능한 영역이었다.

AI 도입으로 제약업계가 크게 바뀌었다는 게 신 팀장의 얘기다. 그는 "AI를 쓰게 되면 좀 더 빠른 시간에 신약 개발이 가능하다"며 "최장 2년에 비용은 7000억원 정도로 줄었다"고 전했다. AI 신약 개발 벤처기업이 많이 탄생하고 코로나19 기간 백신 개발 기간이 단축된 것도 AI 확산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AI 도입 때 필요한 것으로 '문제해결 의지'가 꼽혔다. 김 그룹장은 "AI를 무분별하게 도입하는 게 아니라 '물류'란 업의 본질을 분석하고 물류센터에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 CDO는 "DT나 AI보다 더 필요한 건 기업의 프로세스 개선"이라며 "해결해야 하는 비즈니스 문제를 발굴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어려움으론 '인력 확보'를 들었다. 신 팀장은 "AI와 신약 개발에 익숙한 인력이 필요한데 거의 없다"고 토로했다. 현장과의 소통도 AI 도입 때 챙겨야 할 핵심 과제로 꼽혔다. 김 그룹장은 "현장과 소통 프로세스가 필요하다"고 했고 김 CDO는 "사람을 AI로 대체하는 게 아니라는 공감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