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종 대표 "군대서 처음 기술 배워 컴퓨터 시스템 名匠까지 됐죠"
“군대 시절부터 쌓은 전문성으로 보안과 편의성이 떨어지는 아날로그식을 보완하는 전자식 카드기를 개발했습니다. 명장으로 인정받은 기술력을 널리 전수하고 싶습니다.”

올해 컴퓨터 시스템 분야 ‘대한민국 명장’으로 뽑힌 신현종 능인솔루션 대표(52·사진)는 3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이날 2023년도 대한민국 명장 16명과 우수숙련기술자 77명, 숙련기술전수자 5명 등 총 98명을 발표했다. 정부는 매년 최고의 숙련 기술을 보유하고 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물을 대한민국 명장 등으로 선정하고 있다.

스무 살 때부터 유도탄 기지에서 정비 업무로 군 생활을 하면서 컴퓨터 시스템을 익힌 신 대표는 2001년 12월 능인솔루션을 창립했다. 그는 호텔 오피스텔 아파트 등에서 쓰이는 아날로그식 카드키가 보안과 편의성 면에서 부족하다고 보고, 전자식 카드키 시스템에 자체 개발한 지능형 소프트웨어를 결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객실 문을 여는 기능밖에 없는 기존 카드키와 달리, 신 대표가 개발한 전자식 카드키는 ‘종합객실관리 시스템’과 연동된다. 그 덕분에 출입 빈도 같은 기본 정보는 물론이고 객실 상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종합객실관리 시스템은 무인호텔 기숙사 등에서 유용하다. 예를 들어 거주자가 체크 아웃이나 외출하면 자동으로 냉난방 시스템을 조절해 에너지 활용을 효율화하고 전력 낭비를 막을 수 있다. 키를 분실한 경우 로비에 들를 필요 없이 모바일로 키를 발급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상주 관리자가 필요 없어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

현대제철의 강성묵 기술기사보는 올해 최연소 우수숙련기술자로 선정됐다. 인하공업전문대를 졸업하고 군 전역 이후 곧바로 현대제철에 입사한 그는 32세의 젊은 나이지만 12년째 근무 중인 베테랑이다. 그가 개발한 용강(쇳물) 유출 방지를 위한 ‘턴디시 제어’ 기술 덕에 현대제철은 용강로 유출 사고를 연평균 4회에서 1회로 줄였다. 3년간 기계 교체 비용, 생산 중단으로 인한 피해액 등 9억9000만원의 손실을 방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20대 중반이던 2017년 이미 제선 기능장을 취득하고 2021년에는 제강 기능장을 땄다. 5년째 봉사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충남 당진시 체험 창의학교와 아산시 청소년 직업 진로 강사를 하면서 지역사회 안에서 숙련 기술을 전파하는 데 힘쓰고 있다.

그 밖에 권오관 LG전자 연구위원은 27년간 재직하며 국내 최초로 35.5㎝ 와어어리스 TV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기계설비 분야 대한민국 명장에 선정됐다. 그는 제품 개발과 관련해 54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올해 9월 9일이 첫 ‘숙련기술인의 날’로 지정된 만큼 정부도 숙련기술인이 인정받고 우대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책적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