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싸라기 땅 기다렸는데 …"분양 물량 다 날아갔다" [집코노미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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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진 기자
'1대1 재건축'이란 말 들어보셨나요? 일반분양이 없는 재건축 사업 방식을 말합니다. 원래는 분양수익으로 사업비를 충당해야 하지만 조합원들이 그 비용을 감당하는 것이죠. 대신 외부인이 끼지 않는 그들만의 공고한 성을 만들 수 있습니다. 서울 용산의 래미안첼리투스(옛 렉스아파트 재건축)가 대표적이죠. 그런데 재개발에서도 1대1 사업 방식이 등장할 조짐입니다. 일반분양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조금 다르지만요.
원래 마포구청이 준비하던 밑그림은 2500가구, 용적률 245% 규모의 새 아파트를 짓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공동으로 시행하는 공공재개발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새 아파트 규모를 조금 더 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임대 등 공공주택을 조금 더 짓는 대신 용적률이 283%로 상향되고 새 아파트도 3100가구를 지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죠.
또 한 가지 특징은 그나마 주민들에게 배정되는 주택형들도 대부분 소형이라는 점입니다. 전용면적 84㎡는 찔끔뿐이죠. 전용 39㎡만 해도 1000가구가 넘습니다. 아파트 전체 규모의 3분의 1이죠.
왜 이렇게 됐을까요? 쉽게 예를 들자면 먹을 수 있는 케이크의 크기는 정해져 있는데 이를 먹을 사람은 많기 때문입니다. 케이크가 묵사발이 되도록 조각을 낼 수밖에 없는 것이죠. 지을 수 있는 아파트의 크기보다 주민들의 숫자가 많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최종적인 가구수를 늘릴 수 있는 공공재개발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마포구청의 정비계획대로였다면 주민들에게 배정되는 아파트의 크기는 더 작아졌을 것입니다.
바로 이 공유자 문제가 아현1구역의 아킬레스건입니다. 공유자를 모두 포함시킨다면 3100가구짜리 아파트를 짓는데 토지등소유자만 3100명이 되는 것이죠. 의무임대분을 마련하려면 주민들이 나눠가져야 하는 새 아파트의 크기를 더 줄여야 합니다. 케이크는 그대로 두고 조각을 늘려야 하니까요.
물론 3100명의 토지등소유자가 모두 아파트 분양대상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준에 미달하는 면적의 땅, 그러니까 과소필지를 갖고 있다거나, 애초부터 상가로 분양받을 예정이라거나, 아니면 부부가 공동명의로 소유하고 있는 경우 등을 제외하면 분양대상자는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쉽게 청산시키기 어려운 공유자가 많은 문제, 넉넉하지 않은 용적률 문제를 풀어나가는 문제에선 난관이 예상됩니다. 주민 사이의 갈등이나 부족합 사업성으로 인한 사업 지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아현1구역 인근의 다른 재개발구역도 비슷한 문제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시가 정비사업에 팔을 걷고 나서고 있는 만큼 이와 유사한 '강제 1대1 재개발'이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거나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지역들을 눈여겨보고 있다면 이 같은 문제를 꼼꼼히 따져보시기 바랍니다.
기획·진행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촬영 이재형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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