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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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순매수'와 '영업이익 컨센서스 개선' 두 가지 조건에 맞는 종목으로 매달 포트폴리오를 새로 짜는 경우 연 평균 5%가 넘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경우 하락장에서도 수익률이 2%가 넘었다. 최근처럼 외국인 매도 장세가 이어질 때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지 시사하는 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이 24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하락장에서도 오를 놈은 오른다'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에서 강 연구원은 2013년 1월부터 올 7월까지 매월 말 코스피200지수 구성종목 가운데 '외국인이 당월 순매수한 종목'을 추려냈다. 이 종목 중 12개월 선행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이 기간 개선된 종목만 선별해 매수했다고 가정했다. 같은 방식으로 매월말 종목을 다시 선별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했다.
"연 평균 5.5% 안정적인 수익낸 비결은…" 연구 결과 나왔다
그러자 이 기간 해당 포트폴리오의 연 평균 수익률이 5.48%로 계산됐다. 올 7월까지 10여년간 누적 수익률은 175.94%다. 강 연구원은 "월간 외국인 순매수 종목을 해당 월초에 따라 산다고 가정하면 연 평균 수익률이 29.59%에 달하는데, 실제로는 그달 초에 외국인이 한달간 뭘 매수할지 미리 알기 어렵기 때문에 대안을 만든 것"이라며 "외국인이 당월 사들인 종목 중 익월에도 순매수를 지속할 종목을 가려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요한 건 이 포트폴리오가 하락장에서도 성과를 냈다는 것이다. 외국인이 3개월 이상 순매도를 지속하는 구간을 하락장이라고 정의하는 경우, 이 포트폴리오의 하락장 수익률은 연 평균 2.60%였다. 강 연구원은 "상승장일 때는 이 방법으로 투자했을 때의 수익률이 시장 평균을 못따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하락장일 때는 얘기가 다르다. 손실을 안 보면 다행일 때 2% 이상 수익을 내는 건 의미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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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은 지난 6월부터 이날까지 월간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도 하락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달에도 실적 개선 폭이 높은 종목은 순매수하는 중이다. 코스피200지수 구성종목 가운데 이달 영업이익 컨센서스 개선폭이 상위 20%안에 드는 35개 종목은 외국인이 월초부터 이날까지 총 20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코스피200지수 전체 종목에 대해 4468억원어치 순매도한 것과 대비된다.

이런 특성을 보이는 종목으로는 SK바이오팜, 코스맥스, SK네트웍스, 농심, 한온시스템 등이 있다. SK바이오팜은 12개월 선행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이달 75.0% 개선됐다. 외국인은 이 종목을 이달 초부터 이날까지 157억원어치 사들였다. 강 연구원은 "최근 같은 외국인 순매도 장세에서 이 전략을 활용하면 수익률 방어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