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커진 증시…'장투 펀드'의 시간 온다
2차전지·초전도체 등 테마주 장세 이어지며
장기투자 펀드 외면…올해 6700억 순유출
외면받는 장기 투자 금융상품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104개 가치주펀드에서 2399억원이 순유출됐다. 이들 가치주펀드는 올해 평균 12.05%의 ‘플러스 수익’을 냈지만, 투자자들의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시중자금이 2차전지, 초전도체주 등 단기 급등한 테마주에 몰려들었기 때문이다.배당주펀드나 인컴펀드에서도 뭉칫돈이 빠져나갔다. 올 들어 274개 배당주펀드에서 1455억원, 115개 인컴펀드에서 522억원이 순유출됐다. 이들 배당주펀드와 인컴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각각 6.99%, 3.11%였다. EMP·멀티애셋 펀드 등 자산 배분을 통해 중수익을 추구하는 펀드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갔다. EMP펀드에서 1667억원, 멀티애셋펀드에서 669억원이 유출됐다.
가치주펀드 5년 수익률 156%
이런 흐름이 최근 들어 바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장기화, 중국 부동산시장 불안 등의 변수로 국내외 증시가 단기 조정을 받고 있어서다. 한 대형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최근 들어 하락장이나 박스권 장세에서 자산을 방어할 수 있는 가치주펀드, 배당주펀드 등에 대한 투자자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전문가들은 장기 성과가 입증된 상품을 우선순위로 추천했다. 가치주펀드 중에선 ‘다올KTBVIP밸류퇴직연금’의 지난 5년간 수익률이 156.33%로 다른 펀드 상품을 월등히 앞섰다. 가치주 운용에 강점이 있는 VIP자산운용이 종목을 고르고, 다올자산운용이 운용을 맡은 상품이다. 엘앤씨바이오, 솔루엠, 한솔케미칼을 비롯한 바이오, 전자부품 분야 등의 중소형 가치주에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성과로 이어졌다. 올 들어 자금이 빠져나가던 이 펀드는 하반기가 되자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배당주로 눈 돌리는 자산가들
‘신한중소형주알파’도 지난 5년 투자수익률이 84.7%에 달했다. YG엔터테인먼트, 감성코퍼레이션, 농심 등 가치주에 장기 투자한 결과다. 이 펀드에는 올 들어 144억원이 순유입됐다. ‘한국밸류10년투자’(69.04%) ‘미래에셋가치주포커스’(62.54%) ‘우리중소형고배당’(62.03%) 등 가치주펀드도 지난 5년 동안 안정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횡보장이 이어지면서 일찌감치 배당주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도 나오고 있다. 배당주펀드 중에서는 ‘HDC알짜배당’(67.49%) ‘마이다스블루칩배당’(53.84%) ‘브이아이굿초이스배당’(52.92%) 등이 5년간 높은 수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HDC알짜배당 펀드는 삼성전자우, 삼성화재우, KT&G, DB손해보험, HD현대 등 우량 배당주에 투자한 게 결실을 봤다. 대형 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증시 조정을 예측하는 국내외 전문가가 많아지고 있다”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실적이 입증된 펀드 투자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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