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달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여부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할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서방 국가 지도자들과 대면하게 된다.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와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에는 미사일 공격이 이어졌다.

12일(현지시간) CNBC는 크렘린궁 소식통을 이용해 푸틴 대통령이 다음달 9~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안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인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내년 3월 치러질 러시아 대선을 앞두고 세계 무대에 다시 나설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지난 6월 무장 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이 모스크바까지 진격하며 그의 정치적 위상은 크게 흔들렸다.

관건은 서방 국가들의 공격과 비난이다. 푸틴 대통령은 2014년 크림반도 강제 병합 이후 호주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소외된 전적이 있다. 안드레이 페도로프 러시아 전 외무부 차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정상들도 푸틴 대통령과 같이 사진을 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도 크림대교를 집중 공격했다. 러시아와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크림대교를 끊어 보급로를 차단하고 크림반도를 고립시켜 영토 수복을 노린다는 포석이다. 크림반도는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군의 군수 물자 핵심 보급로 역할을 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가 12일에 S-200 미사일로 크림대교를 공격했으나 공중 요격해 피해는 없었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이날 크림반도를 공격하는 우크라이나 드론 20기를 파괴했다고도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야만적인 행동을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크림대교는 작년 10월에도 우크라이나의 폭발물 공격으로 파괴됐으나 복구됐고, 지난달엔 우크라이나군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수중 드론 공격을 받기도 했다. 이달 6일엔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헤르손주를 잇는 촌가르 다리가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