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풍향계] 장마철 같은 박스권 장세…테마주 순환매 현상 지속
국내 증시도 장마철 날씨와 같은 박스권에 갇혔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1일 2,591.26으로 마쳐 2,600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일주일 전인 지난 4일 종가(2,602.80) 대비 0.44% 하락한 수준이다.

코스피는 2,600을 시원하게 뚫지 못한 채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912.20으로 마쳤다.

주초 약세에서 중후반 강세로 전환했으나 일주일 전(918.43)보다 0.68% 떨어졌다.

개인이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주식을 사들였으나 기관이 주식을 내다 팔면서 시장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글로벌 증시 모멘텀은 다소 위축됐다"며 "양호한 기업 실적,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이 선명해진 점은 긍정적이지만 실질금리 상승과 테마주의 거품 논란, 중국·유럽 경제 부진 등의 변화는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국내외 경제 지표에 주목하면서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이익 회복 개선 기대감 약화 등으로 인해 당분간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첨단 산업 분야에서 미·중 갈등 요인이 발생하고, 미국 물가 재상승 우려 등 금리상승 요인이 잔존하는 구간에서 주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2배를 밑도는 점은 주가지수의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이라며 "미국 국채 금리 상승으로 할인율이 높아진 구간에서 주가의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스피 주간 변동폭으로 2,530∼2,660을 제시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가 2,600선 전후로 등락을 반복하면서 주도주와 그간 부진하던 업종 간의 불균형을 다소 회복하는 순환매 장세를 반복하고 있다"며 "이런 현상이 더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미국 실질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가치평가(밸류에이션) 상승을 제약할 수 있어 박스권 장세와 테마주 중심의 순환매 현상이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금리 상승 압력과 중국 우려가 코스피 상단을 막고 있다"며 "하반기 이익 회복 기대와 개선된 투자심리는 하단을 견고히 해 코스피는 박스권 흐름을 전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다만 오는 15일 발표되는 중국 실물지표 결과에 따른 환율시장 움직임에 코스피의 반등 가능성도 있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실물지표가 시장 기대치에 부합한 것으로 나오면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소매 판매 지표가 뚜렷하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면 경기 불안 심리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위안화 약세 압력이 축소되고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 가치 상승)하면 외국인 매수세가 강화하면서 코스피가 반등 시도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이벤트 일정(한국시간)은 아래와 같다.

▲ 15일(화) = 한국 광복절 휴장, 중국 7월 실물지표
▲ 16일(수) = 미국 7월 소매 판매, 영국 7월 소비자물가
▲ 17일(목) =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미국 7월 산업생산
▲ 18일(금) = 미국 7월 콘퍼런스보드(CB) 경기 선행지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