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해 미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비용이 비싼 펀드를 팔아 저렴한 펀드로 갈아타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수수료 등의 비용을 줄여 조금이라도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의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모닝스타 자료를 통해 작년 한해 자산 가중 평균 비용 비율을 기준으로 미국 뮤추얼 및 상장지수펀드(ETF) 중 수수료가 가장 저렴한 펀드 20%에는 3940억 달러의 신규 자금이 들어왔지만 나머지 80%에서는 7340억 달러가 순유출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자금유출은 역대 최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락하고 있는 미국 뮤추얼펀드 및 ETF의 평균자산 가중 비용 비율(단위:%)  /자료=FT, 모닝스타
하락하고 있는 미국 뮤추얼펀드 및 ETF의 평균자산 가중 비용 비율(단위:%) /자료=FT, 모닝스타
비용이 가장 저렴한 상위 5% 펀드는 지수추종 ETF가 대다수로 작년 5190억 달러의 순자산을 끌어모았다. 작년 한해 액티브 전략을 추구하는 뮤추얼펀드들의 성과가 저조해지면서 투자자들은 수수료 등의 비용이 싸면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양호한 ETF로 몰렸다는 분석이다.

비용이 저렴한 펀드로 투자자들이 몰리자 운용사들간 수수료 인하 경쟁이 심화돼 펀드 수수료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미국 내 뮤추얼 펀드와 ETF의 평균 자산 가중 보수 비율은 2002년 91bp에서 2021년 40bp로 내려갔고, 작년에는 37bp까지 하락했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작년 이들 펀드들의 보수 하락폭은 7.4%로 집계됐다. 1994년 이후 두 번째로 큰 폭이다. 펀드에 지불하는 보수가 낮아지면서 지난해 투자자들은 약 98억 달러의 수수료를 절감한 것으로 추산됐다.

뮤추얼펀드 대비 비용이 저렴한 ETF로의 자금유입이 두드러진다. 투자회사 연구소(Investment Company Institute)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 상장 뮤추얼 펀드에서 1조1000억 달러가 빠져나갔지만 ETF에는 6090억 달러가 들어왔다"며 "이는 저렴한 수수료와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