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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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자금이 다시 은행으로 돌아오고 있다.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은행 금리가 또다시 반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마을금고 뱅크런’ 사태가 겹치면서 2금융권 예적금 금리도 계속 뛰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단기금융시장 위기로 금융회사들이 유동성 확보 경쟁을 벌인 지 1년이 도래하는 만큼 당시 가입된 예적금 유출을 막기 위해서라도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금리 오르는 은행·2금융 예적금

JT친애저축은행은 지난 7일부로 주요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6개월 만기 연 4.4%, 1년 만기 연 4.5%로 인상했다. 이번 수신금리 인상은 정기예금과 회전식정기예금 상품에 대해 적용한다. 6개월 만기 정기예금은 기존보다 0.4%포인트, 회전식정기예금은 0.2%포인트 올랐다. 회전식정기예금은 만기가 공식적으로 36개월이지만 12개월만 예금 기간을 유지해도 연 4.5% 금리를 적용받는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4.04%로 한 달여 만에 다시 연 4%대에 진입했다. 저축은행이 취급하는 예금상품 342개 중 연 4% 이상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 절반이 넘는 198개에 달한다. HB저축은행은 최근 연 4.50% 금리의 회전정기예금을 내놨고 OK저축은행의 ‘OK e-안심앱플러스정기예금’도 연 4.41% 금리를 준다.

금융권에선 오는 4분기 저축은행 예적금 금리가 추가적으로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해 9월 말 불거진 강원 레고랜드발 단기금융시장 위기로 인해 자금 경색이 심화하면서 저축은행들은 유동성 조달을 위해 수신 금리를 크게 높였다. 당시 판매된 예적금 만기가 대부분 1년인 만큼 올해 가을부터 저축은행이 떠나는 자금을 붙잡기 위해서라도 어쩔 수 없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에 4분기까지 기다리지 않고 바로 예적금에 가입하려는 소비자라면 그때그때 이벤트성으로 나오는 고금리 상품을 잘 골라 가입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신한카드는 이달 1일부터 우정사업본부와 손잡고 최고 연 10.15% 금리의 ‘우체국 신한우정적금’ 가입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1년 만기인 이 적금의 기본금리는 연 2.7%지만 직전 6개월 동안 신한카드 이용 실적이 없는 고객에 한해 최고 금리를 제공한다. 이들 신규 고객이 온라인으로 이벤트 대상에 포함된 특정 카드를 발급받아 발급일 다음달까지 15만원 이상을 쓰고 그다음달에도 추가적으로 15만원 이상을 결제하면 된다.

○고금리 청년도약계좌·저축보험도

정부 차원에서 출시한 청년도약계좌와 일부 보험사가 상생금융 차원에서 조만간 선보일 고금리 저축성보험 상품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주요 은행에서 가입할 수 있는 청년도약계좌는 매달 70만원씩 5년간 적금하면 최대 6% 금리에 정부 기여금(월 최대 2만4000원)과 비과세 혜택(15.4%)까지 챙길 수 있는 정책금융상품이다. 우대금리와 정부 기여금을 최대한 수령한다고 가정하면 최대 5000만원(현 금리 수준 유지 가정)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

다만 가입 요건이 까다로운 편이다. 만 19~34세 청년으로 총급여 7500만원 이하·가구 중위소득 180% 이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직전 3개 연도 중 1회 이상 금융소득(이자소득과 배당소득 합)이 2000만원을 초과해도 가입할 수 없다. 농협·신한·우리·하나·기업·국민 등 11개 은행에서 판매 중이다.

기본금리는 연 3.8~4.5%로 은행마다 조금씩 다르다. 만기 5년 중 3년에 한해서만 금리가 고정된다. 총급여가 2400만원 이하라면 우대금리 0.5%포인트가 추가된다.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급여 이체, 카드 실적 등 조건도 은행별로 차이가 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접속하면 이 같은 사항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다. 정부 기여금도 소득 수준에 따라 차별적으로 책정된다. 정부 기여금은 납입 금액에 맞춰 매칭으로 지원되는데 연간 총급여 기준으로 △2400만원 이하 최대 2만4000원 △3600만원 이하 최대 2만3000원 △4800만원 이하 최대 2만2000원 △6000만원 이하 최대 2만1000원 등이다.

한화생명이 조만간 내놓을 디딤돌 저축보험은 은행 예적금과 마찬가지로 가입자가 낸 보험료에 이자를 붙여 만기에 돌려주는 금융상품이다. 월 최대 10만~5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고 5년간 연 5%의 확정금리를 지급한다. 매월 보험료의 50%(최대 25만원) 범위에서 추가 납입도 가능하다. 청년도약계좌와 성격이 비슷해 ‘보험판 청년도약계좌’로 불린다.

가입 요건도 은행 청년도약계좌보다 완화돼 대상 폭이 훨씬 넓은 편이다. 만 20~39세 가구소득 중위 200% 이하면 가입할 수 있다. 연 5%의 기본금리가 확정형으로 제공되지만 만기환급금이 어떻게 될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저축보험의 특성상 사업비와 재해·사망 보험료 등의 명목으로 미리 떼가는 금액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실제 적용 금리가 4% 초·중반대가 적용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디딤돌 저축보험만의 차별화된 혜택도 존재한다. 보험기간 내 결혼 또는 출산 시에는 보너스 금리를 제공하고 장애인, 저소득 한부모가정 또는 다문화가정 등 사회적 취약계층에 보험료를 1.0%를 할인해준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