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맞은 고진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장 인터뷰
"초거대 AI 활용해 공무원 업무 효율 10% 상향 가능할 것"
정부 종이문서 사용량도 2026년까지 50% 감축 목표
"공공서비스 서류 안 떼도 된다…내년엔 50%·2026년엔 '제로'"
"국민들이 관공서에서 첨부서류를 얼마나 떼는지 뽑아보니 연간 7억통입니다.

관공서까지 가는 교통비, 시간비용, 수수료, 종이 비용 이런 걸 계산해봤는데 (첨부서류 제로화로) 연간 2조원 이상 절감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
이달로 취임 1주년을 맞는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고진 위원장은 지난 11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2026년까지 국민이 정부·공공기관 서비스를 신청할 때 구비서류를 발급받지 않아도 되도록 만들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기관 간 정보의 공동이용을 확대해 국민이 정부 서비스를 신청할 때 공공부문에서 이미 보유한 정보에 대해서는 A 기관에서 서류를 발급받아 B 기관으로 제출할 필요가 없게 한다는 것이다.

고 위원장은 이러한 '구비서류 제로화'의 연차별 로드맵도 밝혔다.

내년에는 50%를 달성하고 2025년 75%에 이어 2026년에 10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고 위원장은 "전자정부는 공급자인 정부 입장에서 국민들이 민원 신청을 할 때 첨부서류를 떼서 제출하는 것을 쉽게 해준 것"이라면서 "디지털플랫폼정부는 수요자인 국민의 시각에서 바라본 것이다.

왜 국민이 정부가 가진 세류를 떼서 또 정부에 내야 하나? 내가 동의하면 정부 기관끼리 서로 정보를 주고받고 내가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의무를 없애주면 된다"고 설명했다.

정보 공유 확대 및 법적·제도적 개선 방향에 대한 기관 협의를 거쳐 올 연말부터 세금, 복지 등 국민 체감도가 높은 분야부터 단계적으로 이행할 계획이다.

고 위원장은 '구비서류 제로화'와 함께 '하나의 아이디, 한 번의 로그인'으로 모든 정부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범정부 서비스 통합창구'와 누려야 할 정부 혜택을 알려주는 '혜택 알리미' 서비스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핵심 과제로 꼽았다.

"공공서비스 서류 안 떼도 된다…내년엔 50%·2026년엔 '제로'"
고 위원장은 공공서비스를 이용할 때 여러 부처 사이트를 방문하고 그때마다 로그인해야 하는 불편을 해결할 것이라면서 "창구를 하나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원 포털인 '정부24' 안에서 개선할 생각이라면서 6천개 넘는 정부 민원 서비스 중 2천500종을 정부24에서 접속할 수 있는데 그중 1천종은 한 번의 로그인으로 이용할 수 있지만 나머지 1천500종은 단순 링크만 제공하기 때문에 개별 사이트에서 다시 로그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정부24에서 주민등록등본이나 여권재발급 등은 바로 할 수 있지만 이용자 검색 2위인 가족관계증명서는 검색 결과를 클릭하면 대법원 초기 화면으로만 연결된다.

국가근로장학금 신청(교육부) 등도 마찬가지다.

고 위원장은 "궁극적으로는 국민이 정부 사이트에 로그인해서 챗GPT에 물어보듯이 무엇을 신청하고 싶은지 말하면 바로 이어지게 하도록 해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는 정부 행정 데이터를 학습시킨 초거대 인공지능(AI)으로 공무원 행정업무 효율도 높일 계획이다.

고 위원장은 "공무원 업무 효율이 10%만 높아져도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10% 높이기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의 초거대 AI 인프라를 활용할 것이라면서 "데이터가 잘 정제돼 보관돼 있고, 정예화한 공무원이 있는 것은 우리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과가 있으면 초거대 AI를 수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공서비스 서류 안 떼도 된다…내년엔 50%·2026년엔 '제로'"
고 위원장은 디지털 전환으로 2026년까지 정부 종이 문서 사용량을 50% 감축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러면서 위원회 내부에서도 종이로 된 회의 보고서를 가져오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인터뷰 자리에서도 종이 문서가 아닌 아이패드를 앞에 놓고 있었다.

고 위원장은 미국 시러큐스대 컴퓨터공학 박사 출신으로 벤처기업 바로비전을 창업해 대표를 지냈으며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장, 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장 등을 역임했다.

고건 전 국무총리의 장남이다.

그는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 디지털플랫폼정부 TF 팀장을 거쳐 지난해 7월 장관급인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고 위원장은 부처 간 데이터 칸막이를 없애기가 쉽지 않다면서, 정부 평가에 디지털플랫폼정부 지표를 추가하는 한편 공무원 인사고과에 반영하도록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디지털플랫폼정부 구현은 "10년 이상 가야 하는 일"이라면서 위원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특별법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