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있는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선박 부품업체 한라IMS는 2021년 2월 경매로 나온 전남 광양 율촌산업단지 내 64만㎡ 부지를 550억원에 사들였다. 인수 대금은 자기자본 100억원에 부지를 담보로 금융권에서 조달한 450억원으로 충당했다. ‘무리수’라던 당시 주변의 평가는 2년여 만에 ‘신의 한 수’로 180도 달라졌다. 부지 일부(47만7685㎡)를 포스코에 팔아 123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K조선 호황 올라탄 한라IMS…풍력 등 사업 다각화 나선다
이 회사 공동창업자인 김영구 대표는 “팔고 남은 땅은 500m 안벽을 끼고 있어 최근 매각한 땅보다 규모는 작지만 가치는 훨씬 높다”며 “회사가 한 단계 도약하는 데 매각 자금과 남은 땅을 활용할 것”이라고 12일 밝혔다. 안정적인 신사업을 마련해 조선업황에 따라 실적 기복이 심한 선박 부품업체로서 한계를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 대안으로는 풍력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는 “풍력 발전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풍력 하부구조물 등 신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며 “선박 수리, 안벽 대여 등 땅 쓰임새는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본업도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다. 올 상반기 조선업황이 개선되며 일감을 상당량 확보했기 때문이다. 올해 연간 수주량 목표를 1000억원 정도로 잡았다. 상반기 말 기준 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부품별로는 육상전원공급장치(AMP) 수요가 많다. 선박이 항구에 접안하면 육상에서 발전된 전기를 끌어와 전력을 유지해주는 부품이다.

김 대표는 “AMP는 공회전에 따른 대기질 오염을 막아주는 부품으로, 친환경 트렌드를 예상하고 지난해 개발을 마쳤다”며 “최근 현대삼호중공업, 장금상선 등으로 활발히 공급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선박 신규 건조 확대 및 노후화 선박 교체 수요가 맞물리면서 유류 계측 장치 주문도 꾸준하다. 기름탱크를 비롯한 각종 기관의 물과 기름 양을 원격으로 측정하고 제어하는 부품이다. 한라IMS가 국내 점유율 60% 선으로 이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올해 연간 매출은 작년(986억원)과 비슷한 수준이고 영업이익은 전년(88억원) 대비 소폭 늘어날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했다.

부산=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