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가치 희석·주주가치 훼손 아쉽지만 밸류 향상에 기여"
증권가 "SK이노 유상증자, 주가 단기 악재…장기엔 긍정적"(종합)
증권가는 26일 유상증자로 1조2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는 SK이노베이션에 대해 단기적으로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23일 장 마감 뒤 SK이노베이션은 1조1천800억원을 조달하기 위한 주주배정 유사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대규모 유상증자는 지분가치를 희석하는 효과 때문에 대개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자본시장에서 예상하지 못한 증자였던 만큼 단기적으로 투자 심리를 약화할 수 있다"면서도 "증자에 따른 신규사업 확대 기대감이 있고, 이번 증자에 따른 주식 수 증가율은 한화솔루션·롯데케미칼 등 예전 유상증자 사례보다 미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투자 심리 약세가 장기화하거나 파급효과가 크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4만원을 기존대로 유지했다.

조 연구원은 "2022년 이후 비상장 자회사 SK온의 자금 조달 차질과 프리IPO 지연, 수율 불안정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직간접적으로 SK이노베이션 증자까지로 귀결됐다"며 "이번 유상증자는 중장기 전략 추진을 위해 단행됐으나 향후 12개월간 주가의 핵심 동인은 SK온의 수익성 개선 여부에 보다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직전 분기 대비 수익성 개선을 예상하기 때문에 SK이노베이션에 대한 투자의견도 '매수'를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단기적 관점에서는 유상증자에 따른 지분 희석과 주주가치 훼손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유상증자를 통한 투자는 SK이노베이션이 향후 SK온을 상장시킨 이후의 기업가치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향후 SK온이 상장되면 SK온에 대한 SK이노베이션의 지분율이 하락하고 지주사 할인이 발생할 뿐 아니라, SK이노베이션은 재차 정유·화학 등 고탄소배출 산업군으로 인식돼 기업가치 측면에서 부정적일 것"으로 우려했다.

이어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된 자금은 SK온이 아니라 SK이노베이션의 사업을 위해 사용된다"며 "SK이노베이션은 이 자금으로 기존 정유와 석유화학 산업에서 벗어나 수소·암모니아, 차세대 소형 모듈 원자로, 폐기물의 에너지 전환 등 신규 친환경 사업 개발을 추진할 것이므로 밸류에이션 확장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이번 유상증자의 주당 예정 발행가액은 현재 주가보다 20%가량 할인된 14만3천800원이며, 신주 발행 물량은 기존 주식 수 대비 8.7%에 해당하는 819만주다.

자금조달 목적은 시설자금이 전체 조달자금 규모의 36%에 해당하는 4천185억원,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이 4천92억원(35%), 채무상환자금은 3천500억원(30%)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