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경력 단절 여성 비율이 9년 만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만 25~54세 여성 85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경력단절 여성 등의 경제활동 실태조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여성 중 한 번이라도 경력 단절을 겪어봤다는 답변 비율은 42.6%였다. 이는 코로나 직전(2019년) 조사에 비해 7.6%p 늘어난 수치다.

경력 단절을 경험한 여성의 비율은 첫 조사이던 2013년 57.0%에서 2016년 48.6%, 2019년 35.0%로 꾸준히 감소하다 코로나 영향을 받은 지난해 조사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여성 경력 단절이 증가한 주요 원인으로는 '코로나로 예상치 못한 돌봄 위기'가 꼽혔다. 코로나 확산(2020년 3월) 이후 직장을 그만 둔 여성의 절반(49.8%)은 직장을 그만 둔 이유로 ‘긴급한 자녀 돌봄 상황에서의 대응 방안 부재’를 꼽았다.

대면 소비가 줄면서 음식점·미용실 등 여성 종사자가 많은 서비스업이 위축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코로나 기간 일을 그만둔 여성들이 종사하던 업종 중 서비스업(53.9%)이 가장 많았다.

경력 단절 이후 첫 일자리의 임금은 이전의 84.5% 수준에 그쳤고, 경력단절 경험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의 84.2% 수준의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책임자인 오은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박사는 "경력 단절 여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육아휴직, 출산 전후 휴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 같은 제도가 더 안착되고, 긴급 돌봄 수요를 커버할 촘촘한 육아 복지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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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