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명품 시계 예거 르쿨트르, 韓 작가와 협업…'오리진' 공개
리치몬드 그룹 소속의 스위스 명품 시계 제조업체 예거 르쿨트르(Jaeger-LeCoultre·JLC)가 한국의 디지털 미디어 아티스트 강이연 작가와 협업한 작품 ‘오리진’을 22일 공개했다. 예거 르쿨트르는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메이드 오브 메이커스(Made of Makers)’ 프로젝트를 지난해 시작했는데 아시아 작가와 손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강이연 작가는 움직이는 이미지와 소리로 공간을 재구성하는 설치 작품으로 유명하다. 방대한 크기의 3차원(3D) 작업을 자주 선보인다. 서울대학교 서양학과를 졸업한 뒤 영국 왕립예술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객원교수를 거쳐 작년 12월부터는 카이스트에서 산업디자인학과 조교수로 재직중이다.

‘오리진’은 황금비율과 예거 르쿨트르의 대표 컬렉션 ‘리베르소’에서 영감을 받은 3차원 영상 작품이다. 특별 제작된 초대형 3차원 스크린으로 전시될 예정이다. 강 작가는 “리베르소의 정교한 제작 과정을 보면서 리베르소가 황금비율을 따랐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며 “예거 르쿨트르는 자연을 디지털 공간으로 끌어오고 싶었던 내게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말 개최된 세계 최대 시계 박람회 ‘2023 워치스앤원더스’에서 강 작가는 캐서린 레니에 예거 르쿨트르 대표이사와 무대에 올라, 시계 디자인에 큰 영향을 끼친 황금비율을 주제로 기조 연설을 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은 자연에게서 배우지 않고는 진화하기 힘든 단계에 다다랐다”며 “수학적인 개념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능에 영감을 준다”고 언급했다.

예거 르쿨트르는 시계 제작과 예술분야의 교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시계 제조, 장인 정신, 예술 사이에 존재해 온 공통점을 통해 예거 르쿨트르가 중시하는 창의성, 전문성, 정확성 등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캐서린 레니에 예거 르쿨트르 대표이사는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사람들의 인생 경험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시계 제작과 미술 등 여러 창작 분야의 기술을 활용하는 차별화된 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강 작가의 작품 ‘오리진’은 다음달 서울에서 첫 실물 공개를 앞두고 있다. 중국 청도, 싱가포르, 미국 뉴욕, 스위스 취리히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개최되는 예거 르쿨트르 행사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