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한반도 전문가이자 국무부의 2인자인 웬디 셔먼 부장관(사진)이 다음달 말 사임한다. 미국의 한반도 정책 라인도 올여름 인사를 계기로 세대교체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12일 성명에서 셔먼 부장관의 사임을 공식 발표했다. 셔먼 부장관은 빌 클린턴 행정부 1기 때인 1993년 국무부 차관보로 임명됐다. 클린턴 행정부 2기 시절인 1999~2001년 국무부 대북정책조정관으로 북한 문제에 관여했다. 2000년 10월엔 조명록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북한 관리 중 처음으로 백악관을 방문해 당시 클린턴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 배석했다. 이어 당시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평양에서 김정일을 만날 때 동행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엔 첫 여성 정무차관(2011~2015년)으로 임명됐고, 2021년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함께 첫 여성 국무부 부장관으로 발탁됐다.

셔먼 부장관이 교체되는 다음달 30일을 전후해 미국의 한반도 정책 라인도 바뀔 가능성이 크다. 우선 대북 특별대표를 겸하고 있는 성김 주인도네시아 미국 대사가 은퇴한다. 김 대사는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북정책특별대표, 6자회담 수석대표, 주한 미국 대사 등을 지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한반도 문제를 담당해온 에드 케이건 동아시아·오세아니아 담당 선임국장은 주말레이시아 미국 대사로 지명됐다. 국무부에서 한국 업무를 맡아온 스콧 워커 한국과장도 아시아 지역 공관장으로 내정돼 올여름 인사 때 이동한다. 한 소식통은 “올여름 미 국무부 등의 인사가 끝나면 한반도 정책 라인의 세대교체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워싱턴DC=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