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득이한 사정으로 아기를 직접 키울 수 없는 부모가 아기를 맡길 수 있도록 한 '베이비박스'로 들어온 아기가 14년간 2천 명이 넘었다.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서울 주사랑공동체교회(이하 주사랑교회)에 따르면 서울 관악구에 베이비박스를 처음 설치한 2009년 이후 총 2천76명의 아기가 들어왔다.

협력단체인 새가나안교회가 2015년 경기 군포에 설치한 두 번째 베이비박스에는 올해까지 총 144명이 맡겨졌다.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맡기는 사람의 대다수는 미혼모로, 올해 4월까지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맡긴 사람 중 미혼모의 비율은 84.4%, 작년엔 68.9%였다. 연령별로는 20대가 51.9%로 가장 많았고, 30대 28.3%, 10대 9.4% 등 순이었다.

베이비박스에 아기가 들어오면 10초 안에 상담사가 부모를 만나기 위해 밖으로 나가며, 작년엔 97.2%의 부모가 상담을 받았다.

이종락 주사랑교회 목사는 "상담을 통해 원가정에서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설득하고, 도저히 힘들겠다 싶으면 위탁가정이나 입양을 통해 아이가 가정에서 자랄 수 있게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작년 주사랑교회 베이비박스에 들어온 아기 106명 중 원가정으로 돌아간 경우는 32명, 입양 9명, 보육원 등 시설에 입소한 경우는 65명이다.

이 목사는 "베이비박스에 온 아이들은 버려진 아이가 아니라 '지켜진 아이'"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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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