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비폭탄 예고됐는데…강남권 아파트 괜찮을까
엘리뇨 등 기상이변으로 올여름 한반도에 많은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되면서 서울시가 상습 피해지역에 침수 방지시설 설치 등을 서두를 계획이다. 지난해 집중호우를 계기로 추진하는 반지하 매입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상습 침수지역인 강남권 고가 단지도 장마철을 앞두고 물막이판 설치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내 반지하주택 21만 가구 가운데 침수 피해 우려가 높은 가구는 약 1만3000가구로 집계됐다. 구로·금천·동작·관악·영등포·서초·강남구(개포1동) 등으로 침수가 우려되거나 침수 이력이 있는 주택이다. 서울시는 장마 시작을 앞두고 국토교통부와 해당 1만3000가구에 대해 6월 말까지 침수 방지 시설을 설치한다는 목표다. 서울시는 침수 방지를 위해 공용 현관과 호별 창문에 차수판(물막이판)을, 배수구 등에 역류방지 장치 및 공용부에 배수펌프와 침수경보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서울 내 반지하주택 21만 가구에 대한 전수조사도 이달 말 완료할 방침이다. 반지하주택의 정확한 위치와 침수 위험성, 취약계층 여부, 임대료와 자가 여부 등을 파악한 뒤 침수 피해가 우려되는 가구에는 우기 시작 전인 6월까지 침수 방지 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다.

하지만 진행 속도는 더디다. 당초 지난해 반지하 300가구, 지상층 700가구(기존 매입임대주택 사업분) 등 총 1000가구를 매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아직 656가구(반지하 182가구) 매입에 그쳤다.

서울 강남권 고급 아파트단지도 폭우 예보에 벌써 긴장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기록적인 폭우로 강남권 일대 아파트도 침수 피해를 봤다. 서초구 서초동 ‘래미안 리더스원’과 ‘서초그랑자이’, 반포동 ‘반포 자이’, 송파구 잠실동 ‘잠실 엘스’ 등의 지하 주차장과 현관 등이 물에 잠기거나 비가 새 들어갔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해 서초동 등 82개 아파트단지에 물막이판 설치 작업을 지원(단지당 2000만원) 중이다. 다만 작년과 같은 집중 호우가 발생하면 예방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침수 예·경보제 시행과 사전 도로 통제 등 철저한 피해 예방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