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을 채우는 습관…나를 깨우는 시간
반복은 지루한 일이다. 아무리 작은 일이어도 단순히 무언가를 계속하다 보면 무기력에 빠지기 쉽다. 그래서 어떤 결심들은 며칠도 못 가 무너지기 일쑤다. 실제 인간의 사소한 결심이 성공할 확률은 8%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무언가를 결심한 사람들의 25%는 1주일 안에 포기하고, 30일이 지나면 절반이 포기한다.

‘역시 나만 그런 게 아니었어’라고 아주 잠시 스스로를 위로해도 좋다.

그런데 불행히도 우리는 안다. 이름난 자들은 모두 자기만의 어떤 루틴이 존재했다는 것을. 아침마다 코카콜라를 마시고(워런 버핏), 오전 6시에 눈을 떠 검은 터틀넥과 청바지를 고민 없이 챙겨 입고(스티브 잡스), 매일 같은 시간 달리기를 한다거나(무라카미 하루키), 오후 1시에 출근해 하루 9시간씩 서서 일한 사람(코코 샤넬)….

성공한 사람들의 루틴을 따라 하자는 말은 아니다.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누구나 루틴이 필요한 시대다. 우린 24시간 초연결 시대에 산다. 셀 수 없이 많은 메시지에 파묻히고, 시도 때도 없이 날아드는 이메일과 팝업 알림 속에 하루를 보낸다.

그러니까, 이 시끄러운 세상에서 나를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루틴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루틴을 만드는 일은 대체 어디서 어떻게 시작할까. 사실 ‘하찮은 것’에 답이 있다. 너무 쉬워서 목표라고 말하기 부끄러운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근거도 있다. 우리 뇌는 변화를 극도로 싫어하는데, 갑자기 뭔가 큰 결심을 하고 반복하는 것 자체를 ‘이상한 일’이라고 여긴단다. 그러면서 방어기제가 작동한다. 방어기제가 튀어나오지 않게 하려면, 뇌가 ‘큰 변화’라고 인지하지 못할 정도의 아주 사소한 행동을 반복하는 게 좋다. 30분 대신 1분으로, 1시간 대신 10분으로, 1년 대신 1주일로.

아침마다 5~10분을 투자해 ‘미러클 모닝’을 만든 사람들이 하는 말이 있다. “이토록 지루한 것들이 나의 삶을 구할 줄 미처 몰랐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