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곰의 항복? "상승 놀라움 가능"…막스 "은행 위기 커지면 기회"
미국 은행의 1분기 실적은 걱정보다 좋습니다. JP모건 등 대형은행의 경우 순이자 수입(NII)이 급증하는 등 오히려 이번 은행 혼란에서 혜택을 본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요.

지역은행도 예금 이탈 등 부정적 요인이 있기는 하지만 우려했던 것보다는 나은 편입니다. 지난주 PNC파이낸셜이 월가 예상을 넘어선 실적을 내놓은 데 이어 17일(미 동부시간) 대형 지역은행인 M&T은행과 자금 유출 우려의 중심에 섰던 증권사 찰스 슈왑은 그리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내놓았습니다.

M&T은행은 주당순이익(EPS)가 4.01달러로 예상치 3.99달러를 넘었습니다. 예금이자보다 대출이자를 더 올린 덕분입니다. 이에 따라 NII는 1분기에 18억3000만 달러로 1년 전의 9억700만 달러에 비해 두 배 증가했습니다. 예금은 전 분기 말의 1635억 달러보다 3%가량 감소한 1591억 달러로 나타났습니다. M&T은행 주가는 7.71% 급등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콘퍼런스콜에서 "다음주 지역은행 실적에서 당신은 꽤 괜찮은 숫자들을 보게 될 것이다. 예금을 옮길 사람들은 다 행동을 취했고 혼란은 안정되고 있다. 특히 예금 유출 측면에서는 그렇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금요일 발표된 Fed의 최신 상업은행 대차대조표 통계에서 지난주(~4월 6일)까지 은행 예금이 이전 주보다 610억 달러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죠. 같은 기간 이들 은행의 대출도 102억 달러 증가했습니다.

조금 더 어려운 곳도 있습니다. 은행 혼란 이후 주가가 37% 폭락한 증권사 찰스 슈왑의 경우 예치금이 전분기 말보다 11% 감소한 3260억 달러로 나타났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해선 30% 감소했고요. 회사 측은 "1분기 말이 지나면서 고객이 예금을 옮기는 속도가 느려졌다. 예치금 감소로 보유 채권을 (손해 보고) 팔아야 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슈왑은 NII 증가로 순이익이 전년 대비 14% 증가한 16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UBS는 슈왑의 실적이 "두려운 것만큼 추악하지는 않았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찰스 슈왑의 주가는 3.94% 올랐습니다.

또 스테이트 스트리트 은행은 1분기 말 예금이 12월보다 5%, 1년 전보다 11% 감소한 약 2240억 달러로 나타났습니다.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9% 감소한 5억49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회사 측은 고객들이 무이자 예금을 다른 곳으로 옮김에 따라 2분기 이익이 5~10% 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예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죠.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주식은 한때 18%까지 폭락했다가 9%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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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은행 주식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수요일 실적을 발표하는 자이언 은행(+3.27%), US뱅코프(+1.76%)등도 상승했습니다. 투자심리가 안정되어 가고 있지만,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준은 아닙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처럼 일부 은행은 예상보다 큰 피해를 본 곳이 있을 수 있습니다. 내일 실적을 발표하는 BNY멜런은행은 4.59% 내렸습니다.

오늘 애플은 연 4.15%의 이자가 붙는 애플 카드 저축계좌를 출시했습니다. 이것도 중소은행에는 부정적이죠. 금리가 미국 평균 저축성 예금(0.35%)보다 10배 이상 높습니다.

지금 시장에서 나타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라면 미 중앙은행(Fed)의 최종금리에 대한 예상이 다시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5월뿐 아니라 연말 예상까지 모두 상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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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혼란이 가라앉고 있기 때문이겠죠.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보면 50bp를 올릴 뻔했다가 은행 혼란 때문에 25bp만 인상했었는데요. 은행 안정은 Fed에게 추가 금리 인상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줄 수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 Fed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은행 시스템에 안정성을 제공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본다. 금융여건은 크게 긴축되지 않았기 때문에 노동시장은 여전히 강하고 인플레이션은 목표를 크게 넘고 있다. 그래서 통화 정책은 더 조여질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발언에 나선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은행 총재도 "인플레이션이 목표 2%로 다시 완화되고 있다는 더 많은 증거를 보고 싶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노동시장은 매우 뜨거운 상태(red-hot)에서 단순히 뜨거운 상태(merely hot)로 바뀌었다. 미국 경제는 이 수준의 (높은) 금리에서 잘 작동하고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바킨 총재는 올해 FOMC 투표권자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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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러 이상의 발언 이후 시카고상품거래소의 Fed워치 시장에서의 5월 25bp 인상 베팅은 90%안팎까지 높아진 상태입니다. 전반적으로 시장은 연말까지 약 55bp의 금리 인하를 암시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주 약 65bp를 예상했던 것보다 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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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채권시장에서는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오후 4시 30분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8.1bp 오른 4.190%를 기록했고, 10년물은 7.3bp 상승한 3.593%에 거래됐습니다. 단기 금리가 더 오르면서 그동안 좁혀지던 수익률 곡선 역전 폭이 다시 60bp가 넘게 벌어졌습니다. 은행 혼란 발생 이후 최대입니다. 은행 위기로 Fed가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으로 보고 있었다가, 추가 인상을 할 것이라고 관측을 바꾼 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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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가치도 올라가고 있습니다. ICE 달러 인덱스는 0.51% 올라 102.0으로 반등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데이터를 인용해 레버리지 펀드가 지난주 모든 주요 통화 대비 달러 순매수를 기록했는데, 이는 2022년 1월 이후 처음 발생한 일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전반적인 투자자 포지셔닝은 여전히 달러 약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헤지펀드들은 달러 낙관론을 기울고 있는 것이죠. 블룸버그는 "은행 위기 우려가 줄면서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는 신호일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달러는 지난주까지 5주 연속 하락했습니다. 2020년 7월 이후 가장 긴 주간 내림세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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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오늘 아침 뉴욕 연방은행(Fed)이 발표한 4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 지수는 10.8로 3월 -24.6에서 큰 폭으로 뛰어오르며 플러스로 전환했습니다. 월가 예상(-15)을 크게 웃돈 것입니다. 지수는 제로(0)를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하는 만큼 제조업 경기가 다시 확장세로 돌아섰다는 얘기입니다. 세부 지수를 보면 신규 수주가 25.1로 전월 -21.7에서 큰 폭 올랐고, 배송지수는 23.9로 전월 -13.4보다 크게 높아졌습니다. 공급망 혼란도 크게 개선된 것이죠. 다행인 건 제조업 경기 회복에도 지불 가격이 33.0으로 전월 41.9보다 내렸다는 것입니다. 소파이의 리즈 영 전략가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지수가 굉장히 큰 폭으로 올랐는데, 지역에서 나오는 데이터는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일부 평가절하를 하고 봐야 하지만, 예상보다 나았다는 점은 확실하고 금리는 이에 반응해 상승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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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주택건설업자협회(NAHB)가 발표한 4월 주택시장 심리지수는 45로 전월(44)보다 추가 상승했습니다. 지난 1월부터 넉 달 연속 오름세를 유지했습니다. 다만 지수는 업황 악화를 나타내는 '50' 아래를 지켰습니다. NAHB 측은 "모기지 금리가 6% 아래로 떨어진다면 주택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침체로 치닫던 제조업과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인 것이죠. 상황이 이렇게 개선된다면 Fed는 쉽사리 금리 인상을 결심할 수 있습니다.

지난 2일 OPEC+의 감산 이후 상승세를 보이는 유가도 Fed에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오늘은 2% 떨어져 배럴당 80.83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지난주 올해 들어 최고치인 배럴당 83.5달러까지 올랐습니다. AAA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값은 1갤런당 3.67달러로 한 달 전 3.45달러보다 7% 이상 올랐습니다. 이트레이드증권은 "유가가 90달러로 되돌아가는 것은 걱정거리가 될 것이며, 증시 상승세에 역풍이 불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미시간대의 4월 소비자심리지수에서 소비자 단기(1년) 인플레이션 기대가 4.6%로 전월보다 1%포인트 상승한 것도 유가 탓일 것입니다. BCA리서치는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은 2월 27일 이후 7.6% 상승한 휘발유 가격 인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다시 가속화되는 인플레이션 기대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사라지지 않았음을 나타낸다. Fed는 5월에 마지막 금리 인상을 할 가능성이 크지만, 금리 인하로의 정책 전환은 임박한 게 아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JP모건은 Fed가 금리 인상을 중단하면 유가가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1988년 이후 5번의 금리 인상 주기에서 마지막 인상 이후 브렌트유 가격은 3개월 동안 평균 9% 상승했다는 것입니다. 다만 경기 침체가 뒤따르는 경우(2000년, 2006년, 2018년)엔 30개월 내 유가가 고점에서 25% 이상 하락했습니다.

추가 긴축 걱정이 커지다 보니, 예상보다 나은 은행 실적에도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는 보합세로 출발했습니다. 보합 선을 오르락내리락하던 증시는 장 후반 상승세를 보이면서 다우는 0.3%, S&P500 지수는 0.33%, 나스닥은 0.28% 상승한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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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선 뚜렷한 방향성을 찾기 어렵습니다. 연착륙 진영과 경착륙 진영이 계속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형세입니다. 도이치뱅크의 짐 리드 전략가는 "현재 문제는 어떤 경제 데이터를 보느냐에 따라 경제에 대해 상당히 다른 내러티브를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주요 지표는 경기 침체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고 임시직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으며 ▲과거 Fed가 이렇게 빠르게 금리를 인상했다면 경기 침체가 뒤따랐습니다. 리드는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고 싶다면 ▲수십 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의 실업률 ▲역사적으로 많은 채용 공고 ▲은행 혼란에서 거의 벗어난 금융 시장을 제시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면서 Fed가 금리 인상 중단에 가까워졌다는 신호가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CFRA의 샘 스토발 전략가는 "Fed가 금리 인상 프로그램을 곧 종료할 것이라고 낙관하는 사람들과 Fed가 추가로 올릴 수밖에 없다고 믿는 이들 사이에 줄다리기가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미국 경제가 굴복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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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론자들은 ▲3월 CPI와 생산자물가(PPI)를 보면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고 ▲소비는 탄력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대형은행의 분기 실적은 양호하다며 연착륙을 주장합니다. 대표주자가 펀드스트랫의 톰리 설립자입니다. 오늘 온라인 부동산정보업체 레드핀은 임대료가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세로 전환했다는 통계를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리 설립자는 ▲주거비는 소비자물가(CPI)에서 40%를 차지한다 ▲3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고 ▲이는 CPI의 주거비가 크게 둔화할 것임을 시사한다 ▲Fed에 대한 추가 인상 압력을 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지난 20거래일간 주식이 65%(13일) 상승해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며 "이제 뉴욕 증시는 확실시 강세장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1분기 어닝시즌 현재 90%에 가까운 기업들이 월가 추정치를 넘는 주당순이익(EPS)을 보고한 데 대해 “EPS 추정치가 마침내 바닥을 쳤다는 확신을 심어줄 것이다. 올해 하반기까지 EPS가 저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시장 폭 확대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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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설립자도 ▲좋은 실적 ▲얕은 침체 가능성 ▲Fed의 긴축 중단 등을 강세장의 이유로 제시합니다. 그는 "은행 실적을 보고 놀랐다. 제이미 다이먼 CEO는 '폭풍이 오고 있다'라고 했지만, JP모건의 실적은 그의 비관론과 완전히 달랐다. 그리고 은행들은 대출을 다시 늘리고 있다. 신용경색 확률이 커졌다는 걸 보지 못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경기 침체가 오더라도 전반적인 침체가 아니라 경제 일부에서 돌아가면서 나타날 것으로 본다. 작년 10월 12일 이후 시장은 얕은 경기 침체 그 너머를 보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시장 생각이 옳다고 본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시장은 은행 위기가 닥쳤을 때 Fed가 더는 금리를 올리면 안 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금리를 더 올리는 것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Fed는 인상을 곧 일시 정지할 것이고 일시 정지는 영구적인 중단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S&P500 지수는 일반적으로 세금 마감일 다음주에 우수한 성과를 보입니다. 사람들이 환급받은 돈(유동성)을 주식 사는 데 쓴다는 것이죠. 올해는 내일, 4월 18일이 그날입니다. 베스포크는 "지난 25년 동안 분석한 바에 따르면 마감일 이후 5일간의 성적을 따졌더니 거래일 중 76%가 상승세를 보였다. 그리고 평균 0.8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주간 평균 상승률 0.31%, 상승확률 57%보다 크게 높은 것입니다.

시장에서는 이처럼 주가 상승 이유로 유동성을 드는 목소리가 꽤 있습니다. 작년부터 일본, 중국 등이 계속 글로벌 유동성을 공급해왔고, Fed도 지난 은행 위기 이후에 수천억 달러를 한꺼번에 풀면서 간접적으로 시장을 부양했다는 것이죠.

뉴에지웰스의 캐머론 도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보고서에서 '2023년 주식 시장은 어떻게 그렇게 강하고 탄력적이었을까'라고 반문하면서 "은밀히 흐르는 유동성 증가가 있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스트레타가스에 따르면 1분기에 7550억 달러의 유동성이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양적 긴축(QT)이 진행된 작년 어느 분기 감소액보다 더 많은 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작년 2분기 기록적인 7070억 달러가 감소함). 그는 "그래서 암호화폐, 성장주 등 가장 유동성에 민감한 자산이 작년 2분기 최악의 성과를 보였고 올해 1분기에는 최고 성과를 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주가수익비율(P/E)도 19배에 근접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유동성 증가의 원천으로 두 가지를 지목했습니다.

첫 번째, 실리콘밸리 은행(SVB) 붕괴 등에 따른 Fed의 대응입니다. 이는 금융 시장에 5000억 달러의 유동성을 주입했다고 추정합니다. 불과 2주 만에 작년에 QT를 통해 줄인 유동성의 3분의 2를 퍼부은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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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재무부의 부채한도 관련 '특별 조치'입니다. 재무부는 부채한도를 초과하지 않기 위해 새로운 채권을 찍는 대신, Fed에 보유한 TGA(재무부 일반 계정)에서 현금을 꺼내 쓰고 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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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슨 CIO는 "이런 유동성 공급원이 앞으로 몇 달 동안 덜 지원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은행 문제가 계속 완화되면 Fed는 유동성을 회수하고 QT는 계속할 것이다. 부채한도 문제가 해결되면 재무부는 다시 TGA 계좌를 채우기 위해 많은 양의 국채를 찍을 것이고, 이는 시장 유동성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일본은행이 수익률 곡선 통제정책(YCC)을 완화한다면 국제 유동성도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부채한도와 관련,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은 오늘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찾아 부채한도 관련 타협안을 제시했지만, 시장 반응은 무덤덤했습니다. 부채한도를 1년간 상향하되, 동시에 연방 정부의 지출을 2022년 수준으로 환원하고 향후 10년간 예산 증액 규모를 연간 1%로 제한하는 내용입니다. 그는 "하원은 몇 주안에 부채한도를 내년까지 올리는 법안을 처리하겠다"라고 밝혔지만 "만약 백악관이 더 지출하기를 원하면 어디서 절약할지를 함께 찾아야 한다. 조건이 붙지 않은 부채한도 인상은 통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지출 삭감과 짝을 이룬 부채한도 인상만 지지하겠다는 공화당의 입장을 강조한 것이죠. 민주당은 여전히 아무런 조건 없는 부채한도 인상만 주장하면서 교착 상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일부에선 공화당 강경파들로부터 찬성표를 받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핌코는 "부채한도 협상은 재난은 피하겠지만 마지막 순간(11th hour)까지 가서 이뤄질 것이다. 우리는 주요 지출 삭감은 예상하지 않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에 정치적 변명을 제공하기 위해 에너지 채굴을 추가 허용하고 정부 지출을 전체적으로 살펴보겠다는 약속을 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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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론자들도 계속 비관론을 주장합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오늘 "성장 전망의 점진적 악화가 계속되고 있으며 이는 주가가 갑작스러운 하락 위험에 처해 있음을 의미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비치 글로벌 리서치 헤드는 "약한 경기 침체라도 이전 저점을 재시험해야 하며 결과적으로 15% 이상의 하락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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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주가가 강세를 꽤 오랫동안 유지하다 보니 비관론자(곰)들은 약간 지쳐가는 분위기입니다. 역시 비관론자인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넷 전략가는 올해 남은 기간 주식 시장에 힘을 실어줄 6가지 강세장 서프라이즈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시장을 지배하는) 약세장 심리 +5조 달러의 현금은 여전히 위험 자산, 특히 주식에 대한 '영원한 최고의 친구'"라고 지적했습니다.

① "러시아/우크라이나/NATO 전쟁이 끝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의 종식은 지정학적 긴장을 진정시키고 특정 원자재와 관련된 공급망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② "이민+챗GPT = 디스인플레이션으로 돌아가기"
미국 내 이민 증가와 챗GPT의 발전에 따른 노동시간 절약이 합쳐지면 디플레이션 요인이다.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하락은 Fed가 금리 인상을 철회할 수 있는 길을 열 것이다.

③ "기술 지출의 군비 경쟁."
챗GPT가 파장을 일으키면서 많은 기술 회사들이 돈을 쓸 것이며 이는 경제에 좋은 소식이 될 것이다.

④ "새로운 재정 '구제' 문화=경기 침체 없음."
의회와 양당은 큰 경제 충격이 닥쳤을 때 많은 돈을 쓰는 문화가 생겼다. 앞으로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⑤ "Fed가 그렇게 쉽게 당황하는데 왜 팔아야 합니까?"
경기 침체의 타격을 막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하는 것은 의회만이 아니다. Fed도 금리 인하와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강력한 도구를 갖고 있다.

⑥ "주식은 채권보다 덜 위험하다."
다시 한번 주식이 채권보다 더 나은 대안으로 여겨진다면 자산군으로의 유입이 급증할 수 있다.

하넷은 "이런 서프라이즈가 발생하면 경제가 경기 침체를 피하거나 연착륙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주식 시장을 더 높이 끌어올릴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그는 "투자자들이 주식에 올인하는 것을 방해하는 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라며 ▲경착륙 ▲그림자 금융 분야의 신용 이벤트 ▲중국-대만-미국 간의 잠재적 갈등을 지적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곰의 항복? "상승 놀라움 가능"…막스 "은행 위기 커지면 기회"
현재 상황과 관련, 투자 그루의 말을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오크트리의 하워드 막스 설립자는 홈페이지에 새로운 글을 띄웠습니다. 그는 "SVB 실패의 중요성은 추가 은행 실패를 예고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와 대출 기관 사이의 경계심을 증폭시켜 다양한 산업에 걸쳐 추가적인 신용 긴축과 추가적 고통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SVB 실패만으로 광범위한 위기 전염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않지만, 부동산 대출로 번질 문제의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상업용 부동산, 특히 사무실 건물 대출로 인해 은행들이 얼마나 손실을 보게 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우리는 헤드라인 뉴스에서 모기지 채무불이행을 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며 최소한 이는 은행을 놀라게 하고 재융자 어려움을 높여 위험을 고조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확실히 앞으로 몇 달 동안 어떤 추가적 고통이 구체화하든가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는 "투자자들이 상황이 완벽하다고 생각할 때 낙관주의가 높아지고 좋은 자산을 찾기는 어려울 수 있다. 투자심리가 절망의 방향으로 흔들릴 때, 더 나은 이익을 얻을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믿는 게 합리적이다. 우리는 SVB의 붕괴를 그 방향으로의 초기 단계로 간주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