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기지 '클로버'·'홍성' 건설 첫 회의
中과학자들 "달 흙·3D프린터로 벽돌 만들어 달 기지 지을 것"
미중 간 우주패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중국 과학자들이 달 기지 건설을 위한 첫 번째 회의를 개최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일 중국 우한의 항저우과학기술대에서 100여명의 과학자가 참석한 가운데 '외계 건설 회의'가 열렸다.

중국 전역의 대학·연구기관·우주항공 기업에 속한 이들 과학자는 달 기본 인프라 건설 계획, 로봇 활용, 지구에서 달 환경 시뮬레이션 등을 포함한 넓은 범위의 주제에 대해 논의했다.

항저우과학기술대 디지털건설기술혁신센터의 딩례원 수석 과학자는 현장에서 중국과학일보에 "외계 건설은 아직 매우 초기 단계이며 이 회의의 목적은 논의를 촉진하는 것"이라면서 "결국 지구 넘어 거주지를 건설하는 것은 모든 인류의 탐구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우주 강국으로서 중국의 전략적 요구에 필수적이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회의에서 모의 달 토양 샘플 생성을 포함해 자신의 실험실에서 최근 개발한 것들에 대해 발표했다.

딩례원의 팀은 앞서 달걀 모양의 항아리 같은 달 기지 디자인을 제안했다.

3D프린터와 레이저로 달 토양을 벽돌로 만든 후 로봇을 활용해 블록을 조립하듯 이들 벽돌을 쌓아 기지를 짓는 방식으로, 전체 구조물을 3D프린팅 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덜 위험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달 기지 건설에는 물 부족, 저중력, 잦은 달 지진, 강한 우주방사선을 포함해 다양한 도전을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창장일보와의 인터뷰에서는 달 토양으로 만든 첫 번째 벽돌은 약 5년 후 달 탐사선 창어 8호의 임무 수행 기간 만들어질 것이라며 "우리는 바로 달 그곳에서 실제 달 토양으로 첫 번째 벽돌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창어 6∼8호를 아우르는 중국 달 탐사 프로젝트 4단계의 수석 설계자인 위덩윈은 과학자들이 달의 낮과 밤 기온 차를 과소평가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최대 항공우주기업인 국영 중국항천과학기술그룹(CASC) 소속인 그는 "우리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달의 최고 기온은 약 120도, 최저 기온은 영하 200도이다"라며 "이러한 격차는 예상했던 것보다 크고 현지 건설의 어려움을 가중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서 지난 2월 중국 저널 '심우주탐사'에 게재한 글에서 두 개 달 기지의 구체적인 디자인을 공개하며 각 기지의 이름이 '클로버'와 '홍성'이라고 밝혔다.

'클로버' 기지는 달 표면, '홍성 '기지는 달 분화구용으로 설계됐으며 두 디자인 모두 우주인 3∼4명이 단기간 거주할 수 있는 4개의 객실로 구성된다.

위덩윈은 해당 회의에서 "달에 정착하기까지 20∼30년 혹은 그 이상이 걸릴 수 있지만 우리는 지금 함께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창어 탐사선의 임무 계획표를 공개했다.

그는 창어 6호가 2025년에 발사돼 인류 역사 최초로 달 뒷면에서 샘플을 채취하고, 창어 7호는 2026년에 발사해 달 남극 분화구 바닥에서 얼음물을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창어 8호는 2028년께 달에 착륙해 현지 자원 활용법을 모색하고 창어 7호와 함께 미래 달 탐사 기지 건설을 위한 핵심 기술을 시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2007년 무인 우주탐사선 창어 1호를 시작으로, 2013년 창어 3호가 달 착륙에 성공했다.

이어 창어 4호는 2018년 12월 발사돼 2019년 1월 달 뒷면의 폰 카르만 분화구에 인류 최초로 착륙했다.

2020년 12월에는 창어 5호가 월석 시료를 채취해 지구로 귀환하는 성과를 냈다.

중국이 인류 최초로 달의 뒷면에 탐사선을 착륙시키고 40여 년 만에 월석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오는 등 성과를 내자 미국도 달 탐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달 궤도 우주정거장과 월면기지를 건설하는 '루나 게이트웨이'를 추진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