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학생들에게 '마약 음료수'를 나눠준 용의자 4명이 모두 검거된 가운데, 교육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7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일당 4명을 추적하던 경찰은 지난 5일 새벽 A씨를 서울 동대문 자택 근처에서 붙잡았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같은 날 B씨, 다음 날 C씨가 자수했다. 마지막으로 6일 오후 11시 50분쯤 네 번째 용의자 D씨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대구에서 긴급체포됐다.

이들은 지난 3일 오후 6시께 2명씩 2개 조로 나뉘어 각각 서울 대치역과 강남구청역에서 '기억력·집중력 강화에 좋은 음료수' 무료 시음 행사라며 마약 성분이 든 음료수를 고등학생들에게 건넸다.

이들은 학생들에게 "구매 의향 조사에 필요하다"며 부모 연락처를 받아갔다. 이후 피해자 부모에게 연락해 "자녀의 마약 복용을 신고하겠다"며 금전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고액 아르바이트로 알고 참여했다"는 피의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배후에 범행을 계획한 총책이 있다고 보고 추적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대책으로 학생 대상 약물 오남용 교육을 1학기 내로 앞당겨 실시하고, 5∼7월에는 교직원과 학부모 대상 마약예방관련 연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용의자들이 시음행사를 한다며 피해자들에게 건넨 음료수병/사진=강남경찰서 제공
용의자들이 시음행사를 한다며 피해자들에게 건넨 음료수병/사진=강남경찰서 제공
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