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에서 연 4%대 예금 상품이 자취를 감췄다. 지난 3월 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로 시장금리 인하 흐름이 뚜렷해지면서다. 편리한 입출금으로 인기를 끌었던 파킹통장 금리도 연 2~3%대로 주저앉았다. 금리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서 1개월부터 월 또는 하루 단위로 자금을 굴리는 초단기예금이 주목받고 있다.
파킹통장보다 금리 유리…초단기예금 '봇물'
산업은행 ‘KDB정기예금’은 1~60개월 사이에서 한 달 단위로 만기를 설정할 수 있다. 금리 산출 방식은 만기지급식과 월이자지급식 두 가지다. 만기 1~2개월은 연 3%(만기지급식·월이자지급식)다. 만기 2~3개월은 방식에 따라 각각 연 3.05%(만기지급식), 연 3%(월이자지급식)가 적용된다. 기업은행 ‘실세금리정기예금’도 한 달 단위로 가입할 수 있다. 1~3개월 만기는 연 2.95%로 낮은 데 비해 3~6개월은 연 3%, 6~12개월은 연 3.1% 등으로 연 3%를 웃돈다.

인터넷전문은행들도 1개월부터 가입 가능한 예금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정기예금 상품은 최소 1개월부터 최대 36개월까지 가입할 수 있다. 특정일을 만기일로 설정해 하루 단위로도 가입 가능하다. 만기 1~3개월 연 3%, 3~6개월 연 3.2% 등이다. 카카오뱅크 정기예금은 만기 전까지 최대 2회 ‘긴급 출금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잔액이 100만원 이상 남았다면 중도 해지 없이 예치 금액 중 일부를 출금할 수 있다. 단 긴급 출금에 대해서는 중도 해지 이율이 적용된다.

케이뱅크 ‘코드K 정기예금’은 만기를 최소 1개월부터 최대 36개월 사이에서 하루 또는 월 단위로 가입 가능하다. 금리는 만기 1~3개월 연 3%, 3~6개월 연 3.3% 등이다. 만기를 가입일로부터 석 달 내로 잡는다면 금리가 카카오뱅크와 똑같고, 3개월 이상이면 0.1%포인트 더 높다. 한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파킹통장에 돈을 넣어두더라도 자주 출금하지 않는 가입자라면 초단기예금과 파킹통장의 차이가 크지 않다”며 “짧은 기간만 예치한다면 저축은행 등 2금융권 파킹통장보다 금리 또는 안정성 측면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달부터 예금에 이어 ‘초단기 적금’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은행 적금 만기를 최소 6개월로 못 박았던 ‘금융기관 여수신이율 등에 관한 규정’을 27년 만에 개정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가운데 하나은행이 가장 먼저 ‘하나 타이밍 적금’을 내놨다. 최소 가입액 1000원 이상, 50만원 이하 범위에서 ‘하나원큐 앱’을 통해 10~5000원 입금 버튼을 터치하는 방식이다. 월 최대 납입한도는 65만원이다. 우대금리 적용 시 최고 연 3.95% 이자를 준다. 기업은행도 1개월부터 가입 가능한 ‘IBK디데이’ 적금을 출시했다. 1년 만기 금리가 최고 연 5.35%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