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 들고 있으면 손해…가장 좋은 피난처는 金"
“지금은 화폐의 위기 상황입니다. 이럴 때는 금이 가장 좋은 피난처가 될 수 있습니다.”

<골드플레이션>의 저자인 조규원 작가(사진)는 지난 16일 한경 머니로드쇼 특별 강연에서 금 투자의 필요성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화폐 개혁이나 국가 채무불이행 등으로 화폐가 휴지조각이 된 사례가 수없이 반복돼 왔다”며 “지난 5000년간 이처럼 화폐가 위험할 때마다 금은 안전자산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미국이 강도 높은 대(對)러시아 제재에 나서자 금의 가치가 다시 한번 빛났다는 게 조 작가의 설명이다. 미국은 당시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로부터 강제 퇴출시키고 러시아 정부의 외화보유 자산을 동결했다.

동시에 세계 중앙은행들은 1950년 이후 가장 많은 양의 금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그는 “미국의 한마디에 화폐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평했다.

현재 진행 중인 상승 사이클은 2029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그는 “2002년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2011년까지 금값이 600% 상승했다”며 “2019년부터 다시 금값 슈퍼 사이클이 시작됐고 상승 추세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금은 한번 시작된 추세가 짧게는 9년에서 길게는 13년까지 유지되는 특성이 있다”며 “2019년 시작한 이번 상승 사이클은 10년 뒤인 2029년께 종료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조 작가에 따르면 금 가격은 2029년 최고점에 도달해 트로이온스당 3만달러 수준까지 오를 전망이다. 그는 “금 가격과 가장 연관성이 깊은 변수는 실질금리”라며 “현재 실질금리 하락 추세가 1970년대와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1970년대 금 가격 상승률(최저점 대비 26배 상승)을 현재 가격에 대입했을 때 도출되는 목표 가격은 3만달러라는 것이다.

조 작가는 적절한 매도 시점은 금 가격이 1년 전과 비교해 낮아지는 시기라고 조언했다. 금은 한번 시작한 추세가 길어지기 때문에 가격이 1년 전보다 낮아졌다면 하락세에 들어섰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금 투자 비중은 10~20% 수준에서 유지할 것을 추천했다. 조 작가는 “금은 다른 자산과 상관성이 적기 때문에 대부분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편입돼 있다”며 “지난 100년간의 가격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종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검증한 결과 금이 10~20%가량 담긴 포트폴리오가 가장 효율적이었다”고 말했다.

구교범 기자 gugyobeo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