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픈AI가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AI) 챗봇인 ‘챗GPT’ 열풍이 강타하면서 반도체주가 주목받고 있다. AI 기술에 쓰일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챗GPT 열풍에 반도체 수요↑…AMD·브로드컴 주목"
2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증시의 대표적 반도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반에크 반도체 ETF(종목명 SMH)는 올해 들어 19% 이상 상승했다. 이 ETF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2년간 4% 하락하며 부진했지만, 올해는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미국 S&P500지수의 기술업종 상승률(12%)도 웃돌았다. 최근 AI 기술 성장에 따른 수혜 기대가 반도체 공급 과잉 우려를 씻어낸 데다, 중국의 반도체 공급망 상황도 개선돼서다.

이날 시장조사회사 트렌드포스는 올해 D램 반도체업계에서 서버용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이 37.6%로 모바일용 D램(36.8%)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온라인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서버용 D램 수요도 늘고 있어서다. 기업 간 AI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할 거란 전망이다.

CNBC는 반에크 반도체 ETF에 편입된 기업 가운데 애널리스트의 매수 투자의견 비중이 55% 이상이고, 목표주가(12개월) 평균이 지금보다 10% 이상 높은 종목 8개를 소개했다. 마블테크놀로지, 시놉시스, 아날로그디바이스(ADI), AMD,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KLA, 브로드컴 등이다. 마블테크놀로지의 경우 담당 애널리스트의 86%가 매수 투자의견을 냈다. 할란 수르 JP모간체이스 애널리스트는 “마블테크놀로지의 일부 반도체가 이미 구글에서 사용되고 있다”며 수혜주로 꼽았다. 마블테크놀로지 주가는 작년에 33% 하락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19% 이상 반등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 회사의 주가가 평균 33% 상승할 것으로 봤다. 명단에 오른 8개 기업 가운데 예상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다.

ADI는 담당 애널리스트의 58.1%로부터 매수 투자의견을 받았다. 평균 목표주가는 현재 주가보다 14% 높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동급 최강의 주가 상승 기대가 있는 주식(best-in-class share gainer)’이라고 ADI를 평가하며 목표주가를 주당 215달러에서 230달러로 상향했다. ADI의 현재 주가는 192.71달러(17일 종가 기준)다. ADI의 2023회계연도 1분기(지난해 11월~올해 1월) 주당순이익(EPS)은 2.75달러로 시장 추정치인 2.61달러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매출은 32억5000만달러(약 4조2000억원)로 추정치인 31억5000만달러를 넘었다. 빈센트 로슈 ADI 최고경영자(CEO)는 AI 기반의 에지 컴퓨팅, 퍼베이시브 센싱 등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세계 중앙처리장치(CPU) 업계 2위 기업인 AMD는 1분기 매출 감소 우려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꼽혔다. 애널리스트 중 60%가 매수 투자의견을 냈으며 목표주가 평균은 현재 주가보다 14.1% 높다. AMD 주가는 지난해 4분기 예상 밖 호실적을 낸 데 힘입어 올해 들어서만 21% 올랐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